잔치를 여는 사람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매년 즐거운 잔치를 열어주는 유치원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위해서 몇달전 부터 잔치 계획을 짜고, 잔치에서 공연할 사람들을 섭외하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을 즐겁게 했다.

아이들은 그 잔치를 즐거워했고, 그 선생님은 그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겼다.

시간이 지나,

그 선생님은 유치원 선생님에서 ‘은퇴’를 하였다.

이제는 다른 유치원 선생님들이 그 잔치를 준비는 것을 그냥 멀리서 보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그 후배 유치원 선생님들이,

‘선배님, 선배님께서 옛날에 하시던 동화구연을 아이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잔치에 와서 동화구연을 한번 해주시면 어떨가요?’

라고 물었다.

그 유치원 선생님에게는 만감이 교차했다.

아, 이제는 내가 그렇게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잔치를 꾸미는 사람이 아닌 것이구나.

이제는 잔치를 꾸미는 후배 선생님들을 도와줘야 하는 거구나.

아니,

내가 아이들 잔치를 할때는, 동화구연도, 인형극도 정말 잘 하는, 그리고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다가 했었는데…

나는 그런 전문가는 아닌데…

나는 아이들을 위해 잔치를 꾸며주는 쪽에 더 열정을 쏟았었는데…

그 선생님은,

후배 선생님들에게, 

동화구연을 한번 해보겠노라고 언질을 주긴 했는데,

영 마지막 확답을 줄 자신이 없다.

2 thoughts on “잔치를 여는 사람”

  1. 후배선생님들은 수많은 잔치를 준비하고 치렀던 선생님이, 아이들이 가장 잘 이해하기에,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기뻐할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서 그렇지 않을까요? 제 생각엔 선배선생님이 아이들 시절에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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