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종류의 겸손함

크리스찬이 가지는, 

진리에 대한 겸손함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을 것 같다.

첫번째는,

나는 진리를 알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무한히 감사하지만,

그것이 내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므로 내가 결코 자랑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건강한 신학적 입장을 가진 복음주의자들이 이야기해왔던 겸손함이다.

나도 구원받은 죄인이므로, 다른 죄인을 향해 손가락질 할 것이 못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나는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감사하지만…

그러나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조차도 대단히 유치한 수준이고,

좀 더 진리를 알게됨에 따라 지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조차도 유치하거나 심지어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게 될수도 있다.

그러므로, 내 신념에 지나치게 확신을 갖지 말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열어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다소 자유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나 다원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이야기해온 겸손함이다.

(아, 물론… 대단히 교만하고 교조적이고 무대뽀인 자유주의자들도 많다. ^^)

……

나는,

첫번째 겸손이, 크리스찬 겸손의 모두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나이가 먹고, 날로 조금씩 진리를 더 알아갈 수록…

두번째 겸손이 빠진 겸손은, 너무 shallow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진리를 다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신비의 영역에 대해 늘 열려있는 마음을 갖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언제 이 블로그에서 좀 더 풀어서 써보겠지만…

사실 이 두번째 겸손을 받아들이면…

(지금 많은 이들이 복음주의라고 이야기하는 사실상) 근본주의가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

더 겸손해지면 좋겠다.

빌립보서 2장을 다시 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