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 회사에 가서 하게 될 일은 사실 나도 정확하게는 잘 모른다.
이 회사에서 원래 ‘secret lab’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주로 medical device 관련된 일을 하는 부분을 독립시켜서 따로 회사를 만들었다.
원래 ‘secret lab’의 DNA를 가지고 있어서 인지, 여태껏 무엇을 개발하려고 하는지는 잘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적어도 이 회사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project가 두어개 정도 있는데, 정확하게 그쪽 일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궁금한건 이것이다.
이 회사에서 왜 이 일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모회사는 인터넷 회사이고, 결국 data를 자산(?)으로 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medical device를?
내가 guess 하기에는 이렇다.
이 회사에서 가령 glucose level를 모니터하는 medical device를 만든다.
그리고 그 data를 모아서 그것을 가지고 여러가지 흐름도 연구하고 통계도 잡는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실제로 어떻게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ecosystem의 주도권을 잡음으로써 돈을 번다.
그렇다면 내 질문은 이것이다.
– 왜 그 device를 자기들을 개발하려고 하는가? 그거 잘 하는 사람들과 partnership을 맺고 그 사람들이 잘 하도록 하는게 낫지 않나? (물론 그렇게하면 나는 job이 없어지겠지만 ㅋㅋ)
– 회사의 CEO가 wall street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자기들은 data 수집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CT-scan data를 GE가 가지지 않는 것 처럼, 자기들이 그 data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specific 하게 이야기했는데, 만일 그렇다면 내가 위에서 쓴 가정이 다 맞지 않는 것이된다. 정말 그런걸까?
– 이 회사는 manufacturing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manufacturing partner에게 라이센스등을 통해서 이걸 넘기고, partner들이 이것을 만들게 할텐데, 거기서 나오는 로얄티정도 받아서는 지금 이렇게 ambitious하게 진행하는 이 program이 self-sustainable 하지 않을 것 같다. 분명히 순순한 의미에서 ‘기술 개발’을 하는 ‘연구소’는 아닐 것 같다. 그럼 뭔가?
– 적어도 지금 공개한 두개의 project들을 보면 만드는 것이 꽤 많이 어렵거나 여러가지 장벽이 높은 기술들이다. 만일 그냥 data 수집이 목적이라면 굳이 이렇게 만들기 어려운 device를 꼭 해야만 할까? 그냥 손목에 차는 device 정도를 우선 만들어서 그걸 가지고 발동을 좀 걸면서 시작하는게 더 좋은 생각은 아닌가?
적어도 내가 여태껏 본것에 의하면,
아마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 이 블로그에 쓰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어차피 쓰더라도 독자들이 관심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ㅋㅋ
그리고 막상 일을 시작하면 어쩌면 지금보다 더 confidentiality를 잘 지켜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은 하는 일이 뭔지도 잘 모르는 이 시점에서 일단 질문들을 던져본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볼 때 인터넷 회사들의 자산은 데이터가 아니라 플랫폼.
아 맞다
사실은 that’s what I mean 🙂
왜 아웃소싱하지 않냐 하면, 핵심기술을 아웃소싱하면 플랫폼을 소유할 수 없으니까. 핵심기술에 주도권을 갖지 않은 플랫폼은 그냥 껍데기일 뿐이지. 형이 위에 말했듯이 제조 자체는 그 회사가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필요한 건 이런 거니까 알아서 제조해 주세요~”라고 남에게 말하는 건 플랫폼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지.
적어 놓고 보니 이거 내가 10년 전부터 한동안 코스타 관련해서도 말했었네 그려.
경영학 교수님의 정리가 쌈빡하게 다르긴 다르네. ㅎㅎ
그런데 내 질문은 이거야. 내가 하게되는게 과연 이 회사의 핵심기술이냐는 거지.
음… 내게 보기엔 data collection, data processing/management, big data, machine learning 등과 같은 기존에 이 회사가 잘 하는 것들이 여전히 핵심기술이고, 내가 하는 hardware/device쪽은 그렇지 않은 것 같거든.
뭐 지금 내가 아직 회사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이니, 지금 guess 하는게 부정확한 것이겠지만.
내가 회사 들어가서 좀 더 이것 저것 알게되면 네게 한번 조언을 구하마.
빅 데이터 프로세싱이 핵심역량인 시대는 지금이 정점이거나 이미 정점을 조금 지났고, 이제 플랫폼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는데 (아직은 아니지만 선진기업들은 이미 미래를 보니까), 플랫폼을 표방하면서 디바이스를 전적으로 아웃소싱하는 건 모순이라는 거지. 특별히 메디컬 인더스트리는 온라인-오프라인의 연계가 장기적 성장동력의 핵심이니 더욱 그러할 테고.
그런 정말 흥미로운데!
혹시 네가 알고 있는 비슷한 example들이나 아니면 나같은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article 같은게 있니?
아니면 이건 그냥 네 insight에서 나온 comment인거니?
만일 이런 trend가 여러가 industry에서 진행된다면 그건 아주 여러가지의 serious consequence들이 있을 것 같은데.
Apple이 iTunes를 통한 수익창출을 위해 iPod를 개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지…
Android를 만들어 놓고도 그것을 탑재한 맘에 드는 자체개발 cellphone이 없어서 한계에 부딛힌것도 있고…
정말 그런지도 모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