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그렇고, 미국의 다른 지방도 그렇고, 또 유럽도 장난 아니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덥고 더웠던 여름이 가고 있다.
내 생각에는 한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을이 되면 마음이 조금 차분해지면서 살짝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야말로 가을을 조금 탔던 것 같다.
그때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분명한 지역에 살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계절이 지나는 것에 신경도 쓰지 못하면서 살고 있다.
가을이라고 뭘 생각했던 기억이 정말 가물가물…
그런데…
내가 20대, 30대에 가을을 가을로서 누리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참 내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 경험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종의 특권이었다.
만일 내 20대와 30대가 그렇게 가을을 누릴 수 있을만한 여유가 없었다면…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그 가을이 되는 멜랑콜리함을 누리는 특권을 잃어버렸을 것 같다.
우리 민우가,
이번 가을을 멜랑콜리하게 누리면 좋겠다.
괜히 짧아진 낮시간, 오후 6시 해가질때 괜히 카페 어디에 혼자 앉아 책을 읽으며 센티멘탈해지는 사치를 좀 부려보면 좋겠다.
그게 어디 우리 민우 뿐인가.
학업, 취업, 생존에 쫓겨 가을을 가을답게 보내지도 못하는 것 같아보이는 청춘들이,
그렇게 가을을 좀 타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