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고린도전서를 읽다보면 (벌써 꽤 오랫동안 말씀묵상 본문이 고린도 전서이다.) 바울이 이런 상황이면 화병에 걸려서 순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기도 한다. ^^

도대체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 와중에 그곳의 리더들이…
우아… 어떻게 그렇게 막나갈 수 있었던 걸까.

그런데 이번에 고린도전서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고린도전서가 쓰여졌던 때의 고린도의 상황은 어떤 의미에서 지금의 실리콘 밸리와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작년인가 재작년에 John Ortberg의 설교를 들으며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

경제적으로 번성했던 곳이고,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었고, 그래서 뭔가 innovation을 추구할듯한 그런 곳이었다는 것.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찾아서 이곳에 모였다.
당연히 똑똑한 사람들, 잘난 사람들도 많았겠지.
교회 내에 여러가지 은사가 많았다고 했는데, 이건 어쩌면 전반적으로 잘난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정말 가관이다.
대개는 그 잘난사람들끼리 편나누어 싸우고, 완전 막장 드라마 비슷한 일들도 벌어지고…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면 뭐해. 진리에 눈이 뜨여져 있지 않은데.

고린도 교회의 상황과 지금 내가 처해있는 실리콘 밸리의 상황을 조금 더 잘 비교분석해서 고린도전후서로부터 좀 좋은 생각들을 끄집어내보고 싶은데…

외모

23 and me에서 하는 유전자 테스트를 해보면 나는 늘 90% 이상 한국사람으로 나온다.
내 아내보다도, 우리 딸 보다도 내 한국인 DNA 비율이 더 높다.

그런데, 웬만해선 사람들이 나를 한국인으로 보지 않는다. -.-;
중국 사람들은 나를 중국인으로 보고, 일본 사람들은 나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내게 영어로 말을 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거기 있는 사람이 내게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경험을 한두번 한게 아니다.
예전에 민우와 함께 한국에 갔을때, 영어를 더 잘하는 민우에게는 한국말로 하고, 한국말을 더 잘하는 내게는 영어로 굳이 이야기하는 비행기 승무원도 만나 보았다.

이 동네 한국마켓에 가더라도, 분명히 내 앞사람에게까지 한국말로 하시던 cashier가 나를 보면 hello 라고 영어로 말을 바꾼다.
심지어는 민우와 내가 함께 한국 마켓에 가면 민우에게는 한국말을 하고 내겐 영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염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요즘처럼 마스크를 써도 마찬가지이고, 예전에 수염 기르기 전에도 그랬다.

어제는 운동을 하기 위해서 모자를 쓰고 막 밖으로 나가려고하는데, 아내가 나를 가만히 보더니.. “hello”라고 뜬금없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거다. 그렇게 모자쓰고 운동복 차림으로 있는걸 보니 정말 한국사람 같지 않다는 거다.

최근에 내 사진을 내어야하는 일이 있어 내 google photo에 있는 무슨 사진을 보내야하나 뒤적여보았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은… 어쩌면… 우리동네 한국마켓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그렇게 볼수도 있겠다… -.-;

뭐 이제 이 나이에 이렇게 생겼다고 뭐 어쩌랴. 내가 20대 라면 좀 고민이 되겠지만서두…

침몰해가는 배 안에서

지난 주말, 내가 좋아하는 형이 멀리서 카카오톡을 해왔다.
다른 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몰락해가는 한국교회안에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몰락해가는 한국교회 안에서 있는 어려움에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특정인이 문제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형하고는 어쩌다 한번씩 이렇게 얘기를 해도 금방 말이 잘 통한다.^^)

그런데 그 형과 카카오톡 대화를 끝내고 나서 가만 생각을해보면,
정말 그렇게 우리가 집단적으로 침몰해가는 배 안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교회에서도, 그 밖에 내가 아는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렇게 망해가는 과정 속에 우리가 있는 거라는 이야기를 해도…
그래… 정말 그렇지… 라고 그냥 맹~한 동의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정말 그렇게 desperate한 것이라는 것에 함께 공감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울때가 많다.

지난 주말 그 형과의 대화를 마치고,
우리의 상황이 정말 desperate하다는 것을 사람들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누어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반성을 조금 더 하게되었다.

지식과 지혜

지식은 대부분 객관적인 information이다.
지혜는 그 지식을 올바로 한꺼번에 엮어내고 해석해내는 능력이다.

지식없이 지혜를 갖는 경우란 참 드물지만,
혹시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자신의 지식없음을 잘 안다.

반면, 지혜없이 지식만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지혜롭다고 착각한다.

지식없는 지혜는, 그 지혜의 힘을 충분히 펼쳐내지 못하기에 아쉽다.
지혜없는 지식은, 때로 공허하고, 때로 혼란스럽고, 때로 폭력적이고, 때로 위험하다.

하나님의 그늘 아래

내가 생각하기에 내 장점이자 단점 가운데 하나는, 웬만해선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거다.
똑같은걸 몇번이고 반복해도 별로 지루하지 않다.

지난주말, 이 노래를 한 50번쯤 들었다.
여러 다른 사람들이 부른 버전들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하나님의 사랑이 정말 나를 새롭게 하시고 나를 자유케하시길…

내가 좋아하는 쉼

내가 쉬고 싶을때 하는 모습은 딱 이렇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을 하면서… 생각을 좀 많이 해야하는 강의나 오디오 북 등을 듣는 것이다.

이게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는거 아는데… 나는 그게 진짜 휴식이 된다.^^

뭔가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강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그건 공부이지 쉬는게 아니다.
게다가 인터넷에 있는 강의들이라는게 대개는 내 두뇌를 100% 사용해야할만큼 어렵지 않으니까… 남아도는 자원이 내게 있는 거다.

뭔가 쉰다는 것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약간 남아도는 brain function을 쓰기 위해서 나는 10년,20년이 지난 게임을 하곤 한다. 가령 수호지같은^^

언제부터 이런 이상한 버릇이 생겼는지는 나도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뭔가 스트레스 많이 받으며 일하고 난 스테레스를 나는 보통 이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푼다.

그렇게 하고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오디오북이나 강의를 들으니까 새로운것을 알아서 좋고…

이번 주말엔 그렇게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ㅎㅎ

성경 개관 hangouts group

최근에 회사일이 완전 장난아니게 바쁘고 stressful해서 살짝 고민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할일은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교회에서 또 hangouts group을 하나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구약과 신약 전체를 4~5주만에 후다닥 훑어 내려가는 class인데 생각보다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sign-up을 해서 살짝 놀라고 있다.

내가 최근에 엄청 stress 많이 받으며 일하고 있는데, 이런 중에도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비슷한 형태의 그룹을 인도해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은 제게도 tip을 좀 나누어주십시오.^^

힘내라, 힘!

나는 비교적 꽤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해내는걸 어느정도는 하는 편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multitasking을 잘하는것 같지는 않고, 다만 많은 일들을 시간을 쪼개가며 나름대로 내 시간사용을 최대한 optimize하는 것을 어느정도 할 줄 아는 것 같다.
이런 능력(?)이 길러진건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때 부터였다.

예수님을 믿고 마음이 뜨거워져 성경공부도 더 많이 하고 싶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조금 더 자라나고 싶어 좌충우돌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는데, 한편으로는 학교 실험실에 묶여서 해야하는 일들이 아주 많았다.
하루 12시간정도는 학교 실험실에서 일을 해야 했는데… 그러면서 어떤때는 한주에 3개인가까지 성경공부를 했었다. 그중 대부분은 내가 만들어서 했거나 인도했던 것이었고.
그러면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시간을 보냈고, 근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곳에 가서 봉사도 했었다. 크지 않은 교회이지만 청년부를 막 셋업하는 일도 했었고.
예전에 체력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회사에서 일이 너무 많아 지난주에는 살짝 멘붕이 왔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이 한꺼번에 떨어지는데 정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게다가 회사일 말고도 당연히 하고 있는 다른 일들이 많이 있으므로 그것들을 다루는데 버겁하는 생각을 했다.

20대초반부터 나는 이렇게 내 시간과 자원을 쪼개서 하나님을 위해서 사는 것이 그냥 내게 주어진 것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지난주엔 마음이 조금 흔들리면서 살짝…에이… 힘들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힘이 달려서 허덕허덕하는 사람에게 ‘힘내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꽤 잔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겐 지금 그렇게 힘내라고 더 세게 내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더 이상 20-30대의 체력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니 예전처럼 그렇게 달릴수는 없다 하더라도 내가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되는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적어도 내가 찾아낸 방법은, “막~ 달리는것”인것이 아닌가 싶다. 적어도 그것이 내가 20대부터 발견해온 나의 부르심이라는 생각이다.

밤에 일이 끝나고 나면 힘이 빠져 머리를 쓰는 일을 할 만한 힘이 잘 나질 않아 그냥 맹~하게 버리는 시간이 꽤 많다. 아직 조금 더 힘을 내어볼 여력이 있는 듯.

올해 초, 말씀 묵상을 하면서 그러한 나의 부르심에 더 충실하게 살자는 결심을 했었다.
이번주를 지내며, 올해 초 그 결심을 다시 되새겨 본다.

하박국

매일성경의 순서로 말씀묵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난 월말의 묵상 본문이 하박국이었다.
하박국은 폭력이다! 라고 소리치고, 하나님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하나님께서는, 적어도 내가 보기엔, 하박국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풍성한 설명을 해주시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그리시는 큰 그림을 설명해주시고 그 그림에 하박국을 초청하신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도 나오고,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하리라”도 나온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즈음에 함께 읽었던 하박국은 언뜻 내게 큰 도움이되지 못했다.
그게 나는 화가났다.
어찌보면 이런 상황속에서 잘 맞아들어야하는 말씀인건데 이렇게 내 마음에 겉돌다니…

하박국 묵상을 마친지 며칠이 지나, 다시 그 말씀을 조금 곱씹어보니…
상황에 대한 일차적 해결을 당장 원하는 마음으로 하박국을 읽으면 도움이되지 않는게 맞다.
하나님께서 고구마 100개 드신듯한 말씀을 하시니… 복창이 터질 지경인거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게 구조적 악과 싸우는데 궁극적으로 남는 힘과 용기를 주는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시 끓어오르는 분노가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금 지나면 자신의 문제에 파뭍혀 이것이 잊혀져버릴 수 있는 거다.

그러나, 이런 상황속에서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한 그림, 하나님의 공의가 마침내 이루어지는 그림… 그런걸 그리게된다면,
이 잠시 끓어오르는 분노가 조금 사그러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오래 남을 수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