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내 경험을 상대화하기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뜨거운 물에 한번 데인 사람은, 뜨거운 것을 조심하는 것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다.
어려서 가까운 사람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는 것을 경험했던 사람은, 무병장수가 인생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 하려는 모습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많이 발견된다. 특히 자칭타칭 믿음이 좋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그래서 아마도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을 함께 포용하지 못하고 다투는 모습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

가령,
기도를 통해서 신앙의 깊이를 경험한 사람은 말씀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메말랐다고 비판한다.
혹은 말씀의 오묘한 맛을 깨달았던 사람은 기도에 빠진 사람들을 무식한 반지성주의자로 매도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나이가 들어가면 갈 수록 더 심해지는 듯 하다.

나도 물론 역시 이런 면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 경험을 절대화해서 다른 사람들을 재단하고, 비판하는 모습은 내가 스스로 조심하려 해도 쉽게 나타나는 내 죄성이다.

바라기로는,
나는 나이가 들면 들어갈수록,
내 경험을 상대화할줄 아는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절대화하지 않는 자세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

30대 중반을 지나 30대 후반을 향해서 가는 나이에,
정말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