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기 (8)

내가 중학교때 나는 늘 반장이라는걸 했었다.
나는 그리 좋은 중학교를 다니지 않았는데 반에는 정말 좀 껌을 좀 씹는 그런 애들이 있었다.
점심시간에 포크를 들고 그걸 흉기삼아 서로를 찌르는 싸움을 교실에서 본적도 있었다.

자습시간에 선생님이 “야 반장. 애들 조용히 시키고 있어” 라고 이야기하고 나가면 반장인 내가 조용히 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뭐 그런데 중학교 애들이… 반장이 조용히 하란다고 되나. 당연히 애들이 장난도 치고 떠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이 갑자기 들어오면 애들은 금방 후다닥 자리에 앉았고, 나는 애들을 조용히 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혼자서 엉덩이를 대걸레자루로 맞았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야, 반장. 너 맞고 싶지 않으면 네가 애들을 이렇게 때려. 알았지?”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아니, 같은반 친구를 때리라고 선생님이 이야기하는게 말이 되나…

그래도 옆반 반장은 진짜 자기반 애들을 때렸다.
자기가 맞지 않으려고 그랬던 거겠지.

나도 정말 그래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할때도 있었다.

그때 나를 붙들어 준 건 우리 어머니의 말씀이었다.
“오승아,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 자기 반 친구에게 맞는 자기 아들을 보는 그 엄마가 보면 그 엄마 눈에서는 피눈물이 날거다.”

이렇게 벤더(하청업체들)을 만나기 전에는,
내 어머니가 내게 해주셨던 그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내게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을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 업계에 있는 친구들을, 내 지위를 이용해서 때리는 몰지각한 일들을 하지 않게 된다.

반장이 자기반 아이들을 때리는 것이 말도 안되는 것 처럼,
큰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하청업체를 못살게 구는 것 역시 정말 말이 안된다.

이번 출장을 다니면서는 그러나…
내가 그렇게 대걸레 자루를 휘두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