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audience에 익숙해지지 않기 (4)

그러면 이렇게 자신의 audience에 익숙해져버려 논리의 왜곡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이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 생각에 제일 중요한 것은,
정치가가 되었던 종교지도자가 되었던…
그 사람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자기확신으로 인한 확신편향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경계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이 문제를 다루어낼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된다고 본다.

두번째로는,
건강한 비판을 계속 듣는 통로를 열어두어야 한다.
자신에게 하는 긍정적인 반응은 10분의 1로 축소시켜서 들으려 하고, 자신에게 하는 비판적인 반응을 10배로 확대시켜서 들어려 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아니, 내가 이 얘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
이 얘기를 했더니 은혜를 받더라고…
이건 그 얘기를 계속해도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인식해야 한다.

예전에 A 목사님이라는 분과 어떤 사역을 계속 해야하는 상황에 있었다.
그분은 매우 말씀을 잘 하시고, 옳은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이셔서 그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분과 함께 사역을 하던 일단의 사람들이 그분이 하시는 어떤 말씀에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하지만 A 목사님은 그 문제에 대해 내 말이 맞는데 왜그래 하시며 계속 반발만 하셨다.
그 목사님과 그 문제로 대화를 시도했던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그분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시고, 아주 꼿꼿하게 내가 맞다는 입장을 유지하셨다.
그분과는 대화가 참 어려웠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년 뒤,
그 목사님께서 다른 목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내가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분은 그때 막 facebook을 시작하셨을 때였다.
그분은…
내가 설교를 할때는 사람들이 다 아멘만 하니, 내가 다 옳은줄만 알았다.
그런데 facebook이라는 광장으로 나가보니, 내게 심한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따라다니며 조목조목 따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내가 늘 옳은줄만 알았는데 그런게 아니더라.

나는 facebook을 잘 하지 않지만,
가끔 한번씩 들어가면 그분의 포스팅을 볼때가 있다.
그분은 연세가 더 드셨지만, 그분이 젊었을때보다 훨씬 더 열려있으시고, 유연하시다.

정치인들이 되었건, 목사님들이 되었건,
나는 이 A 목사님과 같은 경험들을 좀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