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이건 살짝 좀 부끄러운(?) 비밀인데,
나는 꽤 클때까지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내 생각엔 대충 국민학교 3학년때쯤 되어서야 꿈과 현실을 어느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릴때 어떤 사람을 막 때리고 괴롭히는 꿈을 꿔 놓고, 그 후로 한 1년 넘게 그 사람에게 계속 미인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꿈을 꾸웠다는 것이 미안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그렇게 괴롭힌 것이 미안한 것이었다.

이제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나이는 지난지 오래다.
그렇지만 가끔은 현실 속에 꿈이 좀 들어왔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꿈이 아니고는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때 꿈 속에서 이루어지는 멋진 안식과 위로,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고, 아픈 사람이 건강하게 되고, 궁핍이 사라지고, 고통이 그치고…

국민학교 2~3학년때 나는 내가 꿈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 힘들게 느껴졌었다.
나는 왜 그때 일어났던 그 일이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를 구분해내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현실을 살 때 혼란스러울 때가 가끔 있었다.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꿈일까 현실일까… 하는 것을 가끔 한번씩 확인하는 습관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끔,
내 현실과 꿈의 바운더리가 좀 희미해지는 일들이 한번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게 되고, 아름다운 바람들이 그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갖혀버린 상황에서…
다시 그 바운더리가 좀 희미해진다면 이 삭막한 나도 다시 꿈을 꾸게 될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하나님 나라’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