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a Mundum

  1. Contra Mundum이라는 라틴어는, 세상에 대항하여라는 뜻이다.
    대학생때 처음 Francis Schaeffer 책을 읽으면서 이 구절을 접했다.
    그리고 나도 역시 그렇게 세상에 대항하며 살겠다고 결심했다.
  2. 대학생이던 시절로부터 30년 이상 지난 지금,
    Contra Mundum이라는 모토는 여전히 내게 매우 소중한 것이다.
    나는 여전히 어떻게 세상에 저항하며, 세상에 대항하며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살고 있다.
  3. 그런데 이 Contra Mundum이라는 말은 4세기의 아타나시우스(Athanasius)라는 분이 이야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타나시우스가 이 Contra Mundum이라는 말을 했던 상황은,
    그 당시 예수님이 창조된 존재라고 주장을 했던 아리우스(Arius)의 주장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완전한 신이라는 삼위일체적 주장을 했던 아타나시우스가 부딛혔던 것이었다.
    그 당시 아리우스를 따르는 사람들이 다수였고, 아타나시우스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소수였는데,
    아타나시우스는 아리우스에 동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세상에 대항하여’를 위치며 그 소수의견을 계속 지켜냈던 사람이다.
  4. 대학생때 내가 읽었던 Francis Schaeffer나, 4세기의 아타나이수스나 모두 Contra Mundum이라는 표현을 할때는 세상의 다수의견, 세상의 대세에 저항해서 기독교의 교리를 지켜내는 자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5. 20년, 30년 전의 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였고, 그때의 내게 ‘진리를 수호하는 전사’로서 Contra Mundum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했다.
    그러니 내가 처음 Contra Mundum이라는 구절을 접했을때 내가 생각했던 모습은 세상에 대항하여 진리를 수호하는 것이었다.
  6. 지금 나는, 그렇게 진리가 수호되지도 않고, 그렇게 진리를 수호하려는 시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진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세가 Contra Mundum을 이야기하는데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월터 브루그만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소비주의, 물질만능주의, 자기 중심주의 등등에 대항하여 살아가는 것이 지금 기독교인들이 해야하는 훨씬 더 가치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7. 20대에 생각했던 Contra Mundum과, 50대에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Contra Mundum은 꽤 다른것 같다.
    내가 생각지도 못하는 동안 Contra Mundum이라는 모토는 계속 내 삶을 지탱해내고 있어왔고,
    그러나 내가 생각하지도 못하는 동안 내가 저항하며사는 그 자세로의 Contra Mundum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있는 것 같다.
  8. 그래도 나는 여전히 세상에 대항해서 살아가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