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아닌 성취를 추구

민우가 학교에서 상장을 잔뜩 받아왔다. ^^

민우의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잘한 학생들에게 상장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민우는, 전체 과목중에서 절반정도의 과목에서 상장을 받아왔다.

그런데,
민우 말에 따르면 민우보다 상장을 많이 받은 아이가 1명 더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민우는 ‘반에서 2등’을 한 것이다.
(그래봤자, 스무명 남짓한 반에서 2등한 것이므로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자랑으로 삼을 것도 아니다. ^^)

민우에게 많이 수고하고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고나서,
혹시 민우보다 더 잘한 친구에 대해서 샘이 나지는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랬더니 민우는,
아니…왜 그런게 샘이나느냐는 표정으로 오히려 나를 쳐다본다. -.-;

민우가 아주 어릴때부터 나의 소망은,
민우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내 소망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보였다!

그.런.데…
내가 뭔가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니, 경쟁심이 없이 과연 세상에서 survive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것 이외에, “1등”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고 한번 이야기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민우는, 내 ‘거룩한 소망’대로 잘 커가고 있는데…
나는 그만큼 잘 커가고 있지 못한 듯 하다. -.-;
 

열등한 사람과 함께 지내기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나보다 열등한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 사람을 위해서 slow-down 하면서 그 사람을 섬기는 것이 합당할까.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해봐라… 하면서 열심히 뛰어가는 것이 좋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성취한 유익들을 그 사람과 나누겠다는 마음과 목표로 살아가야 할까.

그러나 그것도 그 사람이 스스로가 열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심한 열등감에 이미 빠져 있거나,
헛된 망상을 가지고 있거나,
막연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면..?

경쟁구조 속에서 살아남기에 적절하지 않은 사람이,
경쟁구조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때…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가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 쉽지 않지만,
더불어 가고자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하는 것을 찾는 일은 더 어려운것 같다.

그리고,
스스로 엄청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세상의 조류에 휩쓸려 버릴 수 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있다.

극심한 경쟁구조는,
가진 사람도 가지지 못한 사람도 모두 망가뜨리는 듯 하다.
경쟁구조 속에서도 건강한 영성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 물론, 내가 열등한 사람일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고민은… 이것과는 다른… 또 다른 커다란 묵상의 문제이다. 그러나 두가지 고민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