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번째 생일

2년 전이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어떤 선배님의 40번째 생일날이었다.
마침 우리가 함께 섬기는 모임에서 중요한 meeting을 하는 날이 그 선배님의 생일날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그 선배님의 생일인지 알지 못하였고… 그 모임이 다 끝난 후에야 그 선배님의 40번째 생일이 바로 그날임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에는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그분의 삶의 내용이 너무 귀하고, 그분의 섬김이 너무 귀하기 때문에…
그까짓 40번째 생일쯤이 참 대수롭지 않게 여겨기는 것이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땅에 생명을 주신 날을 그분 안에서 기뻐하는 것은 합당한 예배라 하겠지만…

나는 그때, 아… 내 40번째 생일에도 아무도 내 생일이라는것 자체에 주목하지 않는 삶을 살면 좋겠다. 내가 40번째 생일이될때까지 그런 사람이 되도록 그렇게 주님과 동행하리라… 그런 결심을 했었다.

며칠전 40번째 생일이 지났다.

내가 그 선배의 40번째 생일에 결심했던 것과 같은 그런 삶을 결국 내가 살았는지 하는 것에는 자신이 없다.

50번째의 생일을 주님께서 내게 허락하신다면,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겸손의 표현이 정말 중요함을 깨닫는다!)
내 삶의 내용과 섬김의 모습에… 내 생일이 묻혀버리는 것을 보면 좋겠다.
내 생일을 기뻐해주는 사람들보다…
내가 지키고 살고자하는 삶과 섬김과 믿음과 가치로인해 기뻐하는 사람들로 내 주변이 가득 채워졌으면 한다.

매년 생일이 거듭될수록, 아름다운 삶을 향한 갈망은 깊어지고, 그것에 이르지 못하는 안타까움 역시 깊어진다.

내 동생

나와는 1년 3개월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 있다.

엄청

똑똑하고, 능력있고, 예쁘고… ^^ (키가 좀 작고, 잠을 좀 많이 자긴 하지만…)

어린(?) 나이에 서울의대 교수이고…

지난 1년동안 미국에 교환교수로 있다가 최근 한국으로 다시 귀국했는데
여기 있는 1년동안 마음을 많이 쓰지 못한 것이 참 마음에 걸린다.

나는 중학교 졸업이후 집을 떠나와서 내 동생과는 지난 25년동안 한집에서 살지 못한 셈인데…
지난 1년이 어쩌면 내가 더 내 동생에게 많이 마음을 쓸 수 있는 기회였을 텐데.

오늘은,
그 예쁘고 사랑스러운 내 동생의 생일이다.

올해는 유난히 동생의 생일이 내게 기쁘다.
하나님께서 내 동생이 어렸을때 부터 그 작고 똘망똘망한 어린 여자아이를 보시면서 기뻐하셨을 그 기쁨이… 왠지 더 느껴진다.

지난 세월 내 동생을 붙들고 계셨던 하나님의 손길이…
더 tangible 하게 느껴진다.

생일을 맞는 다는 것

뭐 생일을 한두번 지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60세 생일 같이 뭐 특별히 기념할 것도 아니고…
그저 30대 중반에 나이 한살 더 먹는건데,
생일이 뭐 그리 대수랴…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하나님께선 내 생일에 어떤 생각을 하실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처음 어머니의 뱃속에서 잉태되던 그 순간 하나님께서 가지셨을 기쁨,
처음 예정일보다 두달 빨리 나와서 인큐베이터에 있었던 어린 아이의 모습을 정말 자애로운 아버지의 눈길로 보셨을 하나님의 모습…

그런 의미에서,
내 생일은 매우 의미있는 것이겠지.

그저 매년 한번 지나는 의례적인 날이 아니고,
웃고 즐기며 케잌먹고 노는 날도 아니고,
정말 내가 내 생일을 기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처음 태어나던 바로 그 순간부터 한순간도 나를 놓지 않고 지켜오셨던 그 하나님의 관심이 있기 때문이겠지.

그런의미에서,
내 생일을…. 내가 축하한다.
나의 태어남을 인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인해서.
축하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