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집

새집으로 이사온지 거의 열흘이 되어간다.
아직도 우리 다람쥐 두마리가 들어오려면 한달가까이 더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들어온 짐은 별로 되지 않기 때문에,
에이… 그냥 뭐 이렇게 대충 널어놓고 살다가 나중에 정리하지… 하면서 지저분하게 지내다가,
지난 수요일 저녁에는 마음먹고 자그마치 30분이나 들여 널어놓은 짐들을 다 정리했다.

정리하기 이전엔 그래도 꽤 짐이 많아보였는데 ^^
정리를 하고 나니… 집이 더 텅 비어보인다.

텅빈 이 집도, 텅빈 내 마음도, 늘 바쁘지만 텅빈 내 일상도,
채워질 날이 이제 불과 한달 남짓 남았다.

그래 가자, 집으로 가자

그래 가자, 집으로 가자.
거기 우리 집에선 우리 아버지께서 기다리고 계실테고,
거기 우리 집에선 이런 서러움 따윈 없을꺼야…


한 6년 쯤 전에(-.-) 제가 제 이메일(?)의 시그니처로 썼던 문구 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유학 생활이 그렇게 힘드냐고…
뭔 시그니처가 그렇게도 서럽냐고 하더군요.

유학생활이 힘들기도 하거니와,
사실… 정말 ‘거기 우리집’ 이외에 정말 ‘서러움’ 없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러가지 일로 눌리고 스트레스 받고 불안할 때,
역시 유일한 안식처는… ‘내 아버지’ 뿐이라는 생각이…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네요.

이제야 조금씩 철이 드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