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가고 싶어

어제의 글에 이어서,
최근 두주 연속 수양회를 다녀오면서 골골~ 아팠다. -.-;

왠만하면 수양회 이후에 아프거나 그러지 않는데,
이번엔 첫번째 수양회 직전에 잠깐 무리를 했던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두번째 수양회때에는 거의 약기운에 찬양하고 설교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찬양 하면서 그렇게 방방 뛸 수 있었나. ㅋㅋ)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어제 내가 글에쓴 그 선배님은 언제나 수양회를 다녀오면 하루 이틀씩 몸져 누웠다고 했다.
gpKOSTA에 한번 다녀오면 회사를 꼭 하루는 빠져야 했었다고.

그러면서도 그분은 gpKOSTA라면 가고싶어 못견뎌하는 모습을 늘 보여 오셨다.

나야… 평소에 늘 체력으로 버티는 족속이니 그런 어려움을 잘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골골하며 수양회를 다녀오고 나니, 그렇게 아프면서도 굳이 가서 학생들과 함께 맨바닥에서 침낭깔고 자고, 몸이 힘든데 밤 늦게까지 학생들 상담해주고 하는 것을 기쁘게 여기시는 열정이 더 귀하게 생각되었다.

시간이 부족한가, 열정이 부족한가, 체력이 부족한가

요즈음,
내가 하고 있는 일 하나 하나에 정말 마음을 쏟아 하고 있지 못한다.

사람들을 말씀으로 섬기는 일이나, 회사에서 실험을 하는 일이나,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나, 아주 단순한 노가다 까지도…
하나 하나에 마음을 쏟아 하지 못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전같으면 쉽게 그 이유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 으로 돌렸던 것 같다.
하는일이 많고, 시간이 없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다.
나에게는 여전히 빈둥거리며 그냥 지내는 많은 시간이 있고…
훨씬 더 시간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렇다면,
체력이 부족한걸까.
내가 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꾸만 쉬어주어야 돌아가는 걸까.
글쎄, 그것도 딱 맞는 분석은 아닌 것 같다.
지치지 않은 상황에도 쉽게 게을러지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열정이 부족한걸까.
매우 정답에 가까운 분석인 것 같긴 하지만…
열정의 부족으로 모든 것을 덮어씌우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일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내가 많은 일들에 마음을 담아 할때와 그렇지 못할 때 큰 차이 가운데 하나는…
내 기도생활의 건강함이다.

내 기도생활이 삶의 모든 부분을 엮어 주는 힘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삶의 모든 부분이 잘 정리되고 엮여졌을때 기도가 잘 되는 것인지…
닭과 달걀의 argument인 것 같기도 하고…
글쎄…

체력이…

체력이 아무래도 예전과 같지 않다.
대학 다닐땐, 일주일동안 10시간 자고도 잘 버텼고…
몇년 전만 하더라도 밤새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요즘은 하루 무리하면 그 여파가 며칠 간다. -.-;

그야말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 일들을 겪는데,
그 덕분에 요즘은 체력이 약한 사람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감정적인 영역이나 사고능력등에도 큰 영향을 받음을 경험한다.
기도가 어렵게 다가오기도 하고, 체력이 되면 하지 않을 엉뚱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얻게되는 또 다른 선물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