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내 job title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지난 월말에는 정말 곧 새로운 job을 찾아야할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만한 상황이 좀 있었다.
(결국 어찌 어찌 일이 진행되어서, 두어달 더 생존(?)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지난 달 말에,
우리 회사의 사장에게 이메일을 하나 보냈다.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어쩌면 우리가 함께 일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을수도 있겠다.
마지막까지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나는 내 ‘타이틀’에 별로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어차피 하고 있는 일과 기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내 관심사였으므로, 내 job title은 중요하지 않게 여겼다.
그렇지만, 이제 어쩌면 job을 찾아야하는 상황이 된 지금, 내가 이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가졌던 job title은 다음 job을 구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 같다.
해서, 당신이 생각하기에,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이 내 title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좀 승진시켜달라.
뭐 이런식의 당돌한 이메일이었다.
그러나 사장은,
미안하다. 알아서 이런거 챙겨줬어야 하는데.
네가 원하는 타이틀이 뭐냐? 그 타이들을 주겠다.
뭐 이런식으로 애기를 해 왔다. -.-;
적당히 그 사람이 나를 평가해서 내게 적절한 title을 주길 바랬건만…
해서…
어찌 어찌 해서…
우격다짐으로(?) 나는 난생처음 ‘승진’이라는 걸 해 보았다. ㅎㅎ
그렇다고 월급이 오른것도 아니고, 하는 내용이 바뀐 것도 하나도 아니지만…
승진은 했지만, 아직 회사에는 남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승진 축하드립니다~~
하하…
뭐 이거 축하받을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감사합니다. ^^
CTO?
하하…
아니예요.
사실 제가 회사에서 하는 역할이 CTO에 맞는 역할도 아니고요.
하는 일은,
정말 순전히 기술개발하는 연구원 + 전략기획 + 대외협력 뭐 이런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아, 물론 장비 고장나면 고치고, 더러워진 실험도구 청소하고 그런 일도 많고요.
저는 이걸 CJO 라고 부르죠 Chief Janitorial Officer. 🙂
그럼 CAO (Chief All-round Officer)는 어떨까?
사실은… Chief (something) Officer 이런게 들어가면…
제가 다시는 엔지니어를 못하게 될 것 같아서요,
사실 전 실험해서 결과내고 그거 분석하는게 제일 재미있는데요,
그래서 그런 title은 정말 꼭 필요하지 않다면 안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뭐 그런 title을 가질 자격도 안되고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