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탈근본주의의 여정을 걷게 된 기초는,
내가 내 신앙의 가장 중심으로 삼고 있는 ‘고백주의’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든지,
크리스찬으로 태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개인이 지적, 정서적, 의지적 판단과 결정을 통해 믿음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고백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크리스찬이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떤 개인에게 국가나 단체나 사회나 혹은 또 다른 개인이, 신앙을 강요하는 것은,
반기독교적이라고 믿는다.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교회사에서 만나는 많은 사건이나 주장들은 나를 몹시 불편하게 했다.
“개인적인 양심의 자유”, 그리고 그에 따른 “신앙의 자유”는 고백주의의 입장을 가진 나로서는 당연히 다다를 수 밖에 없는 논리적 귀결이었다.
그런 시각에서 보아 나는 두가지가 불편하였다.
첫번째로, 소위 열심있는 교회의 사람들이 대외적으로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신앙을 강요하는 모습이었다.
신앙의 열심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기독교적이지 않다는 것이 내 conviction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구약에서 드러난 종교의 폭력성이 불편하였다. 그리고 많은 경우 위에서 언급한 열심있는 폭력적인 사람들은 이 구약의 폭력성을 행동의 근거로 제시한다. 나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든 해결점을 모색해야만 했다.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구약의 폭력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내 고백주의를 포기하던가,
내 고백주의의 입장을 견지한채 구약의 폭력성을 재해석하던가… 두가지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