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vert

나를 대충 아는 사람들이 나를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것과는 달리…

나는 introvert 이다. ^^

나는 천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presentation을 할때, 보통은 긴장하기 보다는 신이 나고,

다른 사람과 여러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여러 사람과 여러 대화를 나누지만,

그러나 나는 여전히 introvert 이다.

어릴때,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소위 발표력이 좋은 아이로 분류되었었고,

비교적 친구를 쉽게 사귀는 아이였지만,

그러나 나는 여전히 introvert 이다.

내 사춘기 시절,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본다거나, 가계에서 가격을 물어보는 것 조차 힘들어 했었다.

그럴 바예는 내가 차라리 좀 더 고생을 하는게 낫다고 늘 여겼었다.

대학교 때 연극을 열심히 하면서,

나는 말하자면 이 성향을 극복하고자 많이 노력했었다.

일부러 연극 홍보를 위해, 캠퍼스를 연극 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소리를 바락 바락 지르기도 했었고,

일부러 여자 속옷을 파는 가계에 들어가서 이것 저것 가격을 물어보고 나오는 훈련(?)을 하기도 했었다. ^^

예수님을 만난 이후,

교회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섬기기 시작하면서,

모르는 사람이 처음 교회에 나온걸 보면,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그 사람들에게 가서 말을 붙이곤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내 introvert로서의 부정적 성향이 많이 나아졌던 것 같다.

(아, 물론 introvert가 좋은 점도 참 많다! ㅎㅎ)

왜 내가 여전히 introvert라고 스스로 생각하냐고?

나는, 혼자 있을때 에너지가 충전된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언제나 에너지가 소비된다.

예전보다는 그 소비되는 정도가 많이 감소하긴 했지만…

특히 아주 많이 extrovert한, 그렇게 가깝지 않은 사람과 오래 이야기를 하면…

꽤 많이 지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때로 내가 더 적극적이 되어야 할 때에는,

많이 ‘오바’해가면서 노력을 하기도 한다.

내가 하고싶지 않은 일이어도, 그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렇게 ‘오바’해서 노력을 할때면, 귓볼이 살짝 뜨거워지거나 빨개지곤 한다. (이게 반복되는 노력으로 많이 나아지긴 했다. ㅎㅎ)

심지어 매우 열광적으로, 열정적으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눈 후에나,

격렬한 토론을 한 다음이나,

혹은 중요한 presentation 같은 것들을 끝낸 후에,

나는 그것을 다시 ‘복기’해보며 가만히 혼자서 있는 시간을 참 많이 즐기는 것 같다.

(좀 성격 이상한 사람인가… -.-;)

아주 많이 지쳐있을 때엔,

내가 좋아하는 오디오 북, 설교, podcast, 혹은 음악을 들으면서…

이제는 20년도 더 된 컴퓨터 게임을 혼자 하는 것을 즐긴다. (수호지라고… 옛날 XT 시절에 나온 게임인데 ㅎㅎ)

아주 괴상한 stress 해소법이다. ㅎㅎ

내 아내는, 아니, 그 똑같은걸 그렇게 많이 하면 재미있냐고 신기하게 물어본다. ^^

돌이켜보면,

지난 1-2년 동안, 그렇게 혼자서 무언가 들으면서 그 게임을 했던 시간이 예전보다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래저래, 충전의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5 thoughts on “Introvert”

  1. 그건 남편이 introvert 이라서 일수도 있지만, 동글을 찾는 남자의 특징일 수도 있죠.
    남편은 introvert 가 맞는듯도 싶어요. 혹은 extrovert 가 성화되어서 introvert 의 특징을 많이 가지게 된지도… 그런데 남편 동굴 위치를 좀 옮기면 안될까요? 햇볕 따사한 베란다에다가 텐트를 하나 쳐 줄까봐요. 🙂

    1. 지금 동굴 위치는 식탁이에요. 주말엔 한낮에도 전기불을 환하게 켜는..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남편의 동굴은 컴퓨터 수호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죠.

      더가까이 오라버님의 “곧 겨울된다”는 말씀을 들으니 민우와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군요. 어딘가 한번 썼던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간에..
      어느 1 월, 집을 나서던 민우가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보더니 이러던군요. “와! 이제 겨울이다!!!” 그런데 제가 민우를 보니, 민우의 외출차림이 반바지에 반팔이었습니다.. 보스톤에서 그 춥고 눈많던 겨울을 지내던 민우의 겨울개념이 약 2 년만에 그렇게 바뀌었다니 놀라웠어요.

      근데 언제 한번 뵈야죠…. 샌디에고에 가 계신 분 불러서 리유니온 한번 할까봐요. 아님, 우리 이번 겨울엔 샌디에고로 단체 가족 tr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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