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외롭다.
나는 사실 외로움을 그리 잘 타는 사람이 아니다. 혼자서도 잘 지내고, 오히려 혼자서 여러 생각을 하는 것을 참 많이 즐긴다.
그렇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지키며 살기위해 무진장 몸부림치고 고민하고 싸우고 생각하고… 그러고 있는데,
이 고민의 package를 이해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이것을 이야기할 사람도 거의 없고,
내 싸움을 이해하고 격려하거나 조언하거나 바로 잡아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느낄때가 많다.
함께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쟤는 별나다’라는 눈짓을 받을땐 정말 더 많이 외롭다. (사실은 서럽기까지 하다. ㅎㅎ)
몇 달전에 한국에 출장을 갔을때,
토요일 저녁에 한 ‘선배님’을 찾아간적이 있었다. 그분은 목사님이시지만 목사님이라기보다는 신앙의 선배님으로 나는 늘 생각하고 있다. 설교 바로 전날 저녁인데도 나를 맞아주셨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 이런 외로움이 대해서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분께 여쭈어 보았다. 목사님은 외롭지 않으시냐고.
그분은 무슨 질문을 하면 바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늘 그냥 크게 도움 안되는 대답을 주시곤 하는데,
그날은 꽤 단호하면서도 확실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게… 그냥 그런거지”
그 후 계속해서 나는 그 짧은 문장을 계속 곱씹어 보고 있다.
그냥 그런거다…
한편 신앙이 깊어질수록 당연히 외로움이 커지게 되겠지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만의 신앙의 틀이 고정되어 가면서 다른 신앙의 틀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것을 외로움이라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냥 그런거다… 라는 그 선배님의 말씀에는, 그 두가지가 다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