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은혜’라고 하면,
그 은혜에 대한 감격이 거의 바로 따라나오게 된다.
그 이유는, 그 은혜의 개인적(personal)인 성격에 대한 강조 때문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의 주어는 ‘나’이다. ‘세상’이나 ‘우리’가 아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죄에대한 강조가 충분히 이루어진 상태에서 주어지는 은혜는 자연스럽게 뜨거운 감사로 연결되게 된다.
그런데,
이번 KOSTA 전체집회에서는 죄의 개인적 차원에서의 강조는 그렇게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녁 설교에서 좀 언급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사람들로부터 은혜에 대한 감사의 반응이 보여졌다. 내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그런데 그 은혜에 대한 감사의 메커니즘은 이렇게 보여졌다.
– 세상이 망가져 있다.
– 나도 그 망가진 세상의 일부이다.
– 망가진 세상의 일부로서 그 망가진 모습의 피해를 내가 당하고 있다.
– 하나님께서는 망가진 세상의 악한 영향력으로부터 나를 건저내시는 분이시다.
– 물론 당장 직접적으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궁극적이면서도 영속적인 차원에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
– 그러므로 감사하다.
나는 이런 방식의 은혜에 대한 감격을 다른 어느 책에서나, 다른 어느 설교등에서 접해본 기억이 없다.
(혹시 아는 분이 있으면 내게 말씀을 해주시길…^^)
전통적으로 은혜는 개인적, 서정적이었다면,
이번 KOSTA에서 이야기된 은혜는 공동체적, 서사적이었다.
이번 KOSTA 전체집회에서 이루어진 여러가지 presentation은 그런 의미에서
신학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