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예수님은, 정말 작정하고 십자가로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것 같다.
사람들이 아니 너 왜 이래?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시는데도 아주 작정하고 아무말 없이 십자가를 향해서 가고 계신다.
빌라도도 이상하게 여겼다고 쓰고 있지만 정말 독자들이 보기에도 이건 정말 이상하다. 

바라바가 강도라고 여기에는 쓰여 있지만 아마도 열심당원이었을 것이다. 폭력으로 이스라엘을 쟁취하려는 집단. 어떻게 말하면 독립운동을 하는 의병같은 것이라고 볼수도 있고, 어떻게 말하면 하마스같은 집단이라고 볼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그냥 테러리스트라고 볼수도 있는…

마가복음 앞부분에서, 특히 성전청결 본문 전후로 예수님께서 아주 clear하게 말씀하셨지만 예수님은 그런 폭력적 방법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의 희생이 정말 사람들을 자유롭게 한다는 믿음으로 뚜벅 뚜벅 그냥 그 십자가를 향해서 걸어가고 계신 것이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예수님때문에 풀림을 받은 사람이 열심당원이라는 거다. 폭력으로 자유를 얻을 수 없다는 강력한 message를, 폭력을 주장하는 사람 대신에 죽으심으로서 오히려 더 강력하게 던지시는 거다!

세상의 방식으로 승리하겠다고 바둥바둥하는 사람들, 예수님은 그 사람들이 가장 경멸하는 방식으로 죽으심으로써, 그 사람들을 자유케하시는 거다.

정말 십자가는 헬라인에게는 미련한 것이고, 유대인에게는 stumbling block인거다.
아니, 그런 바보같은 방법이 어디있어?
예수님은 자신이 가장 반대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대신해서, the WAY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계시다.

지극히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타적인 모습으로 죽으심으로써 그들을 살리시고,
자신의 만족과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죽으심으로써 그들을 살리시고,
폭력과 완력으로 자신의 뜻은 관철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비폭력적인 모습으로 죽으심으로써 그들을 살리시고 계시는 거다.

정말 예수께서 그렇게 죽으셨다면,
그리고 내가 정말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그 십자가의 가치를 조금 흉내라도 내보아야하는게 아닐까.

정말 내 삶의 방식과 세계관은 계속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면서,
나는 그저 그리스도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예수님. 끌려가기만 한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는 예수님…

아, 마음이 한편 찢어지듯 아프고, 한편 많이 벅차고, 한편 울컥하고, 한편 미칠듯 답답하고…
이걸 어떻게 표현해낼 방법이 없는데…
뭔가 예전에 내가 참 많이 들었던 하덕규씨의 노래가 그래도 이걸 꽤 가깝게 표현하는 듯…
(여기 나오는 영상은 오히려 이 복잡한 마음가 감정을 제한하는 것 같지만, 이 노래는 내가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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