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발흥 (4)

맨 처음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책에서는 한 챕터를 역병(epidemic)에 대한 것으로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역병에 대한 챕터는 역시 나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었다.

AD165년에 역병이 돌았고 이 역병은 15년동안이나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제국 인구의 1/3내지 1/4정도가 사망하는 대단한 스케일이었다.
그 후 AD251에도 역시 비슷한 스케일의 역병이 한번 더 있었다고 한다.정말 무지막지하다!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의학이 발달된것도 아니었고, 나중에 더 언급하겠지만 그 당시 로마의 도시의 위생상태는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웠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가 크게 발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몇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이런 역병은 그 당시 승승장구하던 로마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의 사상의 근본을 흔들어대는 사건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 로마사람들의 세계관으로는 이 역병을 해석해낼 방법이 없었다. 사람들이 그 역병으로 인해 아프고 목숨을 잃는 것 뿐 아니라, 이 역병은 사람들의 사고체계도 흔들어 놓았다.
그런데 기독교는 이런 역병 앞에서도 그것을 당당하게 해석해낼만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혹은 덜 두려워하고) 그것에 맞설 수 있었다.
기독교는 역병의 상황을 해석해낼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은 그래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던져 아픈 사람들을 돌보았다.
기독교인들이 돌본 아픈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렇게 돌봄을 받는 기독교인들은 그 간호 때문에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었다.
그렇게 기독교인들의 사망률이 낮다는 것은 이교도들이 보기에 주목할만한 겉으로 드러나는 분명한 차이였다.
기독교인들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그 수를 더 보존할 수 있었고, 그렇게 드러나는 결과로 이방인들에게 기독교가 드러나는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적어도 이 책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이 상황에서 선행을 많이 한 것에 사람들이 감흥이 되어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식의 분석에는 그렇게 큰 힘을 싣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

내가 속해있는 현대 교회는, 정말 세상이 해석해내지 못하는 이 역병의 상황을 해석해낼 힘이 있는가?
내가 속해있는 현대 교회는, 역병 앞에서 드러나는 당당함이 실제적 열매로 맺힐 정도가 되고 있는가?

이 책에 따르면, 2세기의 교회는 흥하는게 당연했고,
21세기의 교회는 (적어도 내가 접하는 미국과 한국의 교회는) 망해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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