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은 나 같이 정서적 깊이가 얕은 사람은 대단히 어려운 성경이다.
논리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석을 깔끔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렇게 시편을 읽는 것이 어려웠던 것은 내가 이해하는 삶이 너무 shallow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시편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지금 내가 이해하고 있는 삶이 너무 shallow하기 때문이다.
삶에서 정말 벽을 마주하고, 두려움과 대면하고, 고통을 겪고, 불안함과 싸워야하는 경험들을 통하지 않고는, 시편이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를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이 불가능한 것 같다.
가슴이 먹먹해서 기도도 잘 되지 않는데….
그래도 기도 밖에는 할 것이 없어 그 먹먹한 가슴으로 기도하겠다고 손을 모아보는 경험.
시편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고통의 시편에 계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길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