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금요일

적어도 지난 30여년 동안은,
고난주간이면 어떻게든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더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을 해왔었다.

주로 많이 했던 것은,
고난 주간 내내 오전 금식을 하고 금요일 하루 금식을 하면서 식사시간에 대신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
그리고 하루 종일 십자가와 관련된 찬송가를 많이 듣고 부르는 것.

예전에 너무 직장일로 바쁘던때에,
점심을 굶고는 대신 그 시간에 주차장에 있는 차에 혼자 가서 기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다가,
갑자기 십자가의 예수님 사랑이 넘치도록 마음에 느껴져 눈이 팅팅 붓도록 울었던 적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금식도 하고 묵상도 했는데
아무런 감동도 없고 그냥 dry하게 지내다가,
그 부활주일 아침에 갑자기 예수님의 부활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하는 것이 마음에 확~ 다가오면서 미친듯이 기뻐하고 좋아했던 경험도 있었다.

물론 이렇게 나름대로 여러가지 생각도 하고, 묵상도 하고, 기도도 하고… 그렇게 했는데도,
그저 아무런 감동도 없이 그냥 지나간적도 많이 있었다.

올해는 갑자기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출장을 가는 바람에 많이 집중해서 고난주간 묵상을 잘 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번주간에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내가 발견한 것은,
생각보다 내가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사는 삶으로부터 많이 떠나와 있었다는 것.
나름 열심히 예수님 잘 믿어보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음에도, 이렇게 쉽게 그 본질로부터 내 신앙의 기반이 drift away해갈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정말 오늘 하루,
더 간절히 기도하며 매달려 볼 작정이다.
제게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게 해주십시오…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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