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

어린시절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가고싶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내 어린시절도 내게 거의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어린시절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시절에는 생각이 단순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고민해야하는 것들을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먹고 살것인가 하는 걱정을 대부분 하지 않아도 된다. 부모님이 그건 그냥 책임져 주시니까.
또 어린아이들은 조금 더 차원높은 인간관계의 어려움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인간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어린시절이 아름다웠다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계속해서 그 삶의 목표로 삼는다면 그런 참 난감한 일이다.

기독교 신앙에서 매우 자주
‘다시’ ‘돌아감’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다 가치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다시 어디로 돌아간다’는 설교를 하는 목사님에게…
목사님, 목사님은 다시 돌아갈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때가 있다.

다시 예수님을 처음 만났던 그 첫사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크리스천에게,
그 첫사랑의 순간보다 지금 너는 훨씬 더 성장해 있고, 너는 지금 다시 그 첫사랑으로 돌아갈수도 돌아가서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주게되는 경우가 있다.

어린시절의 그리음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는 것은 참 아름답지만,
그것으로 다시 돌아갈 일은 아니다…

5 thoughts on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

  1. 댓글을 남기는 것은 몇년만인 것 같습니다 🙂 늘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왠지 오늘의 글에는 댓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용기를 내봅니다. 여름이다보니 갖가지 사역과 수련회를 맘껏 누리는 후배 청년들을 보며 ‘그 시절이 참 그립다’는 생각을 많이 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나 그때로부터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하나님의 어떤 부분들을 더 잘 알게 된 기쁨과, 하나님과의 더 깊고 진한 사랑의 교제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는 감사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평안하세요!

    1. Anonymous로 쓰셨지만 누구신지 금방 눈치챘습니다. ^^
      정말 못뵌지 한참 된 것 같습니다. 평안하신지요?
      언제 셀카라도 블로그에 한번 올려주세요. 사진 보고 멀리서라도 인사한번 드리고 싶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2. “기독교의 이단들이 출몰하게 된 원인은 정통 기독교가 전통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며 돌아가려고만 했던 Arcaism 때문” (H.E.W. Turner의 책 The Pattern of Christian Truth중에서.)

    1. 조직과 사회 속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부족하고 하나의 역할을 오래 고수해온 사람들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내가 해야 하는 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 종교인들이 특별히 그러한데, 그건 그들의 삶의 궤적이 그렇기 때문인 듯 하네. 그러니까 그 분들도 마음과 의도는 좋은데, 자신이 잘 못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훈련을 받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냥 “내가 아는 것, 잘 하는 걸 해야겠다”며 몸을 사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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