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저녁에 12시가 넘도록 정신없이 이메일을 쓰고…
아침에 computer를 켜고 이메일을 보면, 이메일 box가 하나가득 차있다.

처음 KOSTA를 섬길때,
그 이메일들을 정신없이 처리하면서 ‘아… 나도 뭔가 의미있는 섬김을 하는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했었다.

어느정도 지나서,
그 이메일들을 처리하면서 ‘아 정말 일이 많구나. 그렇지만 부지런히 성실히 하고야 말리라’ 하며 이를 악물고 했었다.

요즈음은,
이런 저런 이메일을 잔뜩 보내오는 우리 간사님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아… 이 이메일들을 이렇게 쓰고 일을 하느라 얼마나 다들 바쁠까.
이 소중한 섬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이 순수한 마음…
아… 정말 감동이다.

이메일 박스에 밀려있는 이메일이…
오늘 아침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

마음의 평화

“예수의 평화, 세상을 향한 용기” 라는 주제의 conference를 준비하면서,
내가, 내 마음의 평화를 얼마나 쉽게 빼앗기는지 하는 것을 발견한다.
참으로 아이러니이다.

잠시 눈을 감고, 주님께서 내게 평화를 주셨음을 기억하고,
그 무엇도 나로부터 그 평화를 빼앗아갈 수 없음을 인정하면,
평화를 누리게 되지만…

일에 쫓기면, 해야할 일에 눌려 두려워지면…
정말 신속하게 그 평화를 잃어버린다.

그.러.나.
내게는, 평화가 있다.
아무것도 나로부터 그 평화를 빼앗아갈 수 없다.
상황이 나를 짓눌러도,
내 부족함으로 내가 허덕일때에도,
도저히 없어질 수 없는 평화가 있다.

평화의 주인이신 주님이… 참 좋다.

Slow Down

어제의 QT 본문은 출애굽기에서 안식일에 관한 것이었다.
안식일을 지키며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하신 내용.

아마 수십번 읽은 본문일텐데…
유난히 어제 하루종일 그 내용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안식일을 기억해라.

“안식일을 기억해라”라는 말을 할때 흔히 하는 접근은 종교적인 규례로서 그날은 더 religious해지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고,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날 말씀하시는 것은… “쉬라”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이집트에서 나와 사막에서 생활을 하자면, 얼마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일이 많았을까.
주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쉬어라. 쉬면서 네가아니고 내가 너를 지키고 있음을 보아라.
너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 일을 행하고 있음을 믿어라.

참된 휴식은 그 하나님 안에 거함으로써 가능하다는,
수백번도 더 들은 그 명제가… 더 마음 속에 다가온다.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쉴 수 있었다면,
내가 아무리 바쁘게 사는 상황에 있더라도,
주님과 함께 휴식할 수 있을텐데.

그나저나,
주님께서는 장난을 좀 치신다.
어제 아침 그렇게 안식에 대한 말씀을 주시더니…
하루종일 정신없이 뺑뺑이를 돌리셨다. -.-;

수고하는 우리 간사님들…

내가 처음 KOSTA 노가다를 시작했을때,
정말 하도 기가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일을 나같은 사람에게 턱 맡겨두고 저 선배님들은 저렇게 나몰라라 할까.

너무 일이 많아서… 아니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도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이제는 그렇게 지낸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그렇게 함께 미국 전역에서 수고하고 있을 간사님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돈다.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 조차도 누릴 수 없을 만큼 하찮은 일들이 대부분인데…

이 일을 그렇게 다들 열심히 한다.

우리 주님께,
우리 간사님들의 이 헌신과 수고를 절대로 이땅의 싸구려 것으로 갚지 말아달라고,
그러나 꼭 기억해 달라고…
이 순수한 헌신과 수고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인만큼,
이 섬김을 통해 하나님 나라 복음이 반드시 제대로 선포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런 이들을 만나게 하신 주님께 눈물로 감사한다.

내 동생의 생일

오늘은 내 동생의 생일이다.

영어로 “내 여동생” 이라는 표현을 할때,
my little sister 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약간 어린아이식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내 동생은 정말 내게 있어 계속 my “little” sister 이다.
뭐 키가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내게 little sister 이기도 하지만,
그저 내 마음에 동생의 모습이, little 하게 비추어지고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1-2년의 기간 동안 어쩌면 내 동생이 그저 little 한 사람이 아님을 재발견하게 된다.
내 동생이 70살, 80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내게는 little sister 이겠지만,
그래서 언젠가 내 동생이 정말 어리던 시절 그랬던 것 처럼… 가끔 장난삼아 장난감 인형도 사주고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저 작은 내 동생이 아니라,
작지만 깊은 혹은 작지만 풍성한 그런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빚어가시는 기대가 참 크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작년에도 이맘때쯤,
시간이 너무 없고… 할일은 많고….
매일 이메일 폭탄 속에서 살고…
저녁이면 “내일은 오늘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살아야지… 이렇게는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했다가..
그 다음 날 저녁에는 “아… 진짜 내일은… “

이렇게 살다보니,
도저히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블로그에 쓸 글을 생각하며 잠깐 10분 정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글을 쓰는 것이 실제 내가 여러가지 생각을 가다듬는데 도움이 됨을 깨닫는다.

물론 기도를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말씀 묵상으로부터 오는 용기를 얻지만…

잠깐 extra 시간을 사용해서 글을 쓰는 것이…
오히려 다른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듯 하다.

올해도,
아… 도저히 시간이 없다…
이렇게 살고 있지만… 블로깅은 멈추지 않는다. ^^

가장 바쁠때, 반가운 손님

그저께 밤에는,

한국 IVF의 대표이신 김중안 간사님과 IVF 학사회를 맡게되신다는 문 간사님이 방문하셨다.
김중안 간사님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이 아마 4-5년 전이 었던 것 같은데…
저녁을 함께 먹고,
정말 긴~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의 학생들 이야기, 미국의 학생들 이야기, 학생 사역의 흐름, 한국 교회의 움직임,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복음, 미국내 한인 유학생들의 동향에 대한 이야기, 영성 신학에 대한 이야기, 기독지성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세대를 섬기는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 한국 IVF와 KOSTA가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인 삶 이야기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이 격해져서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언성을 높이며 한국 사회에서 혹은 미국사회에서 경험되는 불의에 대하여 분노를 표하기도 하고, 함께 섬기는 이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한 소망과 기대로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침묵 속에 있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새벽 2시 반이 넘도록 계속 이야기를 했으니… 
40대 아저씨들이 정말… 엄청나다~
김중안 간사님과 이렇게 밤 늦게까지 이야기해보는건 정말 7-8년만의 일인 것 같다.
DC에서 족발 먹으며… 열띠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한결같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헌신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참 커다란 힘을 제공해 준다.
너무 바빠서 참 몸과 마음이 힘든 날이었지만…
저녁에 이런 소중한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배려에 감사드렸다.
그리고 김중안 간사님의 사역과 삶과 섬김을 위해서도… 비몽사몽간에 기도하다 잠이 들었다.

권한이 주는 테스트

조직에서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이에게 특별한 권력(권한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지 모르겠다)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권력 혹은 권한은 한시적, 비공식적인 경우도 있고, 장기적, 공식적인 경우도 있다.

권력 혹은 권한은 그것을 가진 사람의 그릇이 어느정도인지를 드러내는 아주 좋은 잣대가 되는 듯 하다.

어떤 이는 그 권한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 보다는 함께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은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부하직원, 동료 등)이 돋보이게 하고 자신의 공을 다른이들과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으며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바른 가치(value)가 세워지는데 노력을 다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세워지는 것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내가 스스로…
권력/권한을 이용하지 않는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또한… 내가 속한 조직에서, 내가 섬기는 공동체에서 권력과 권한을 오용/남용하는 사람들이 마침내 승리하지 않도록 바른 가치가 승리하도록 지혜롭게 섬기는 일 역시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나 자신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요즘 참 많이 한다.

바쁘다

뭐 내가 자주 투덜거리듯이…
요즘 바쁘다. ^^

회사일은 계속 ‘급한’것들이 내게 떨어지고 있고,
계속되는 이메일 폭탄에,
수없이 걸려오는 전화들,
매일 계속되는 conference call,
섬기는 모임에서 해야하는 일들…

한동안
아… 바빠지는구나… 지친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가,
요즘엔 살짝~ 이 바쁜 속에서 경험하는 ‘생기’를 찾는다.

내가 다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아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경험한다.
(내가 참 자주 망각하는 것이다 – 내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이라는 사실)

바쁜 일정을 쪼개어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지내다보면,
내 헌신의 자세를 다시 추스리게 된다.
마치 운동을 할때 지방이 분해되는 것 같이… 내 삶속에서 더러운 찌꺼기가 태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물론,
바쁜 생활 속에서 내 spirituality가 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겠지만…
하나님께서는 나같이 허둥지둥 하는 사람의 분주함 속에서도…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