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은혜를 잃어버리게 되는 때는

아둔한 나는,
당연히 은혜를 까맣게 잊고 살때가 많다.

그런데 특히 내가 은혜를 정말 아주 까~아~맣~게 잊을때는,
“악인의 형통”을 보게될 때이다.

악인의 형통은, 참 견디기 어려운 분노를 자아낸다.
이게 뭐 거창하게 악인의 형통… 이렇게 썼지만,
가령 일은 잘 안하고 팽팽 노는 직장 동료가 상사에게 싹싹~ 잘 해서 잘나가는 걸 본다거나 하면 참 정말 열이 받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나는 그런 생각이 아주 그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의를 추구하는 바른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나를 그 악인과 대비되는 의인의 자리에 놓는 순간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심판이라는 허락되지 않은 폭력을 저지른다.
마구 진노와 판결을 남발하고, 자꾸만 나를 세상의 중심에 가져다 놓는다.

이런 process가 반복되면,
나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가 은혜라는 생각은 아주 까맣게, 정말 까~아~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Google이나 Apple은 언제쯤 망할까?

나는 정말 이 질문을 참 자주 한다.
Google이나 Apple은 언제쯤 망할까.

이런 비슷한 질문들을 몇개 더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미국은 언제 망할까.
자본주의체제는 언제 붕괴할까.

정말 솔직히 말해서,
하나님 나라와 Google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오래갈까 라는 우문에,
정말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당연히 하나님 나라지” 라고 대답하기 어렵게 느껴질때가 있다.

현대 자본주의가 언젠가는 망할것이다… 라는 것은 머리 속에서 상상조차 해보지 않는데,
현대 기독교를 보면 정말 하나님 나라가 망할 것 같이 느껴질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자꾸 되뇌어야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보다 하나님 나라가 더 오래간다!
내 직장 상사보다 하나님이 더 쎄다!

자기 신앙이 최고라고 이야기하기

내 첫 직장은 hp였다.
나는 hp에 다니기 전에 학교에 있을때는 IBM thinkpad를 썼었다.
그런데 hp에 다니면서 당연히 hp computer를 쓰기 시작했고, 꽤 만족스러웠다.
나는 사람들에게 요즘은 hp 컴퓨터가 좋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실제로 내가 hp에 다니고 얼마있지 않아 hp는 세계 최대의 ‘tech company’가 되었다.
그때는 hp가 애플, 구글, 아마존 등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컸다.

그러다 apple에 다녔다.
예전부터 iPhone을 쭉 썼지만 실제로 apple에서 iPhone과 iPad 만드는 일에 들어가서 보니, 진짜 잘 만드는게 보였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iPhone과 iPad가 얼마나 좋은 제품인가를 선전하고 다녔다.

그 후 Lenovo에 있으면서는 thinkpad 예찬론자가 되었다.
실제 Lenovo가 thinkpad를 만들면서 지키는 신뢰성(reliability)기준은 대단히 높았다.
thinkpad가 일반적으로 잘 고장나지 않는 laptop인데는 그런 이유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더 월등하게 좋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Google / Alphabet이 다른 회사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 Google에서 나오는 product들을 보면 감탄이 나오는 것들이 꽤 많다.
그리고 Verily에서 당장 내가 연관되어있는 product들도 정말 cool 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정말 많다.

그러나,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을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그렇게 이야기함으로써 내가 더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강화하고 싶은 내 얄팍한 생각으로부터 비록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유치한 것이라면,
깊은 생각 없이 그저 내가 믿고 있는 신앙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그렇게 유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내가 믿고 있는 기독교 신앙이 진리라고 물론 믿는다.
그리고 진리는 by definition 배타성을 갖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기독교 진리는 배타적 진리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그저 내가 그 신앙을 믿고 있기 때문에 유치하게 이게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자세를….
기독교 내에서, 그리고 내 안에서 너무 자주 발견한다.

그건 참으로 유치한 것이다.

이건 아니다 싶을때

그래도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회사에서도 그렇고 교회에서도 그렇고 기타 다른 여러 세팅에서…

내가 일을 주도해서 하는 입장이 아닌데,
내가 보기에 분명히 이건 잘못된 방향이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게 늘 내 생각이 맞는 건 아니지만,
대개 이런 분석들은 맞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럴때 나는 대부분 그 일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그걸 하도록 훨씬 더 놓아두는 편이다.
간섭을 하거나 지적질을 하는게 대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이런 아니다 싶었고,
그런데도 이건 아닌 방향으로 계속 진행되었고,
그것이 곪아 터지게되는 것을 꽤 여러번 경험했었다.

나는 일반적으로 참 후회를 많이 하면서 사는 편인데…
아, 그때 그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뛰어 들었어야 했는데…
싶은 것들이 참 많다.

요즘,
내 주변에도 그런 것들이 좀 있다.
내가 꼭 뭔가를 주도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주도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문제를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왜 이렇게 힘이드는 일일까.

헌신의 특권

(2009년 5월 21일 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KOSTA 간사들이 간사 수양회를 할 장소를 물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장소를 찾지 못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선배중 한분이, 큰 집을 소유하고 있는 어떤 분께 말씀을 드려서 자신의 집을 간사들 수양회 장소로 제공하도록 arrange 해 주셨다. (정말 어마어마한 저택이었다! 집 이쪽 끝 부터 저쪽 끝 까지 가는데 한참~이 걸리는)

그때 그 선배님은 그 집 주인에게…
“당신의 집에서 KOSTA 간사들이 수양회를 할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 황당한 접근이다!
아니… 자신의 집을 내어 놓는 희생과 헌신을 그렇게 ‘뻔뻔스럽게’ 요구하다니.

이 선배님은 주변에 돈이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 돈을 가치있게 사용하도록 하는 일도 아주 멋지게 하신다.
KOSTA를 위해 헌금하도록 설득하면서… 헌금을 하는 것이 얼마나 그분에게 커다란 기쁨인지 하는 것을 말씀하신다.

헌신은 자신의 것을 억지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가치에 자발적이고 기쁘게 하는 것이라는 당연한 원칙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선배님과 함께 있다보면…
정말 나의 재물과, 시간과, 열정과, 재능과 땀을 드려 헌신하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엔지니어의 비애

iPad에 들어가는 LCD 패널이 있다.
그게 그냥 쉽게 한 부품이 아니고 사실 많은 부품이 조립되어 있는 것이다.

TFT backplane 이라고 부르는 전자장치 (transistor들이 무지하게 많이 있는 패널이다)
Liquid crystal
polarizer
color filter
등등이 들어가고,
거기에 touch sensor 도 함께 들어간다.

보통 인터넷에서 iPad 9.7″짜리 디스플레이의 원가가 얼마되는지를 뒤져보면 찾아볼 수 있다.
요즘 대충 그게 이 모든 걸 포함해서 40불+ 정도 하는 모양이다.
그럼 여기에서 TFT backplane이라고 부르는 것만 따로 떼면 그건 가격이 30불이 안된다는 얘기다.
iPad의 TFT backplane에는 무지하게 작은 트랜지스터들이 3백만개 이상 들어간다.
현미경으로 뜯어서 보면 정말 환상이다.

자…
이 복잡한 전자회로로 이루어진 TFT backplane이 20불대인데…

iPad의 smart cover는 40불쯤 한다.
이걸 원가로 따지면 얼마가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design등에 들어간 돈들을 다 포함해서 30불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마도,
TFT backplane이 그걸 덮는 가죽보다 더 쌀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다!

나 같은 엔지니어들이 죽어라고 만드는건 정말 이렇게 싸게 팔린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게 싸다!

오늘도 나는,
말도 안되게 여러가지를 싸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

No Laptop!

지난 토요일부터 이번주 화요일까지 휴가를 보내면서 회사 laptop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
음… 솔직히 말하면 회사 laptop 없이 며칠을 보낸 것은… 거의 6-7년만에 처음인 것 같다.
딱이 하는 일이 없더라도 회사 laptop을 늘 휴가에도 가지고 갔었고, 수시로 급한 이메일들은 처리해야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가능하면 회사 이메일 뿐 아니라 개인 이메일도 확~ 체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각종 루트로 들어오는 message들도 다 씹고. ㅋㅋ

한번 위기가 있었다.
월요일 저녁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지난 금요일에 보냈어야했던 거의 20~30명의 수신자가 있는 이메일 하나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전화를 들고 살짝 고민했으나… 과감하게 개무시.

화요일밤 집에와서도 그 이메일을 늦게라도 보내야하나 살짝 고민했으나… 그것도 무시!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휴가에서 얻는 큰 수확 가운데 하나는,
회사일로부터 정말 떨어져서 보냈다는 것이다.
아예 회사일을 생각도 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나를 막 칭찬하고 있는 중이다. ^^

직장 update

오늘 Amazon에서 연락을 받았다.
아직 나는 인터뷰도 안했는데, 그쪽에서 벌써 사람을 뽑았다고.
뭐 결국 아무것도 아닌걸 가지고 며칠씩 글을 쓴 셈이 되었다.

사실 지금 이 직장에서는 아주 많이 바쁘지 않아서 시간 여유도 비교적 있는 편이다.
그래서 쬐끔 더 바쁜 직장으로 가보려고 했더니만…

시간이 조금 남기 때문에,
아마도 개인 podcast project를 심각하게 생각해서 추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

개인 podcast?

개인 podcast를 해볼까 살짝 생각중이다.
Podcast라는게 뭐 워낙 요즘은 대중화 되어있는데 거기에 뭘 또 더하느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할때도 인터넷에 글이 많은데 그냥 내 생각을 꾸준히 올려야겠다는 생각에서 10여년전에 시작해서 거의 매일 글을 올려왔다.
별로 독자가 많은 블로그는 아니지만, 이 블로그를 통해서 생각을 나누게된 사람들이 그래도 좀 있고,
때로는 아주 의외의 독자들을 만나서 한편 당황하기도 하고 한편 반갑기도 하고…

나는 사실 늘 하고 싶은 ‘설교’가 넘치는 편이다. 지금 당장 설교 100편쯤 plot을 짜라고 하면 해볼 수 있을만큼 많다.
또 어떤 생각을 정리해서 강의의 형태로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도 참 큰 편이다.
그것이 많은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닐지는 몰라도 클릭되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과는 대화의 장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한편 두려운것은,
블로그와는 달리 podcast는 설익은 생각이 잘못 전달될 위험이 또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뭔가를 하나 시작하면 중간에서 그만두는걸 잘 못하기 때문에,
나중엔 힘들어도 그걸 죽어라고 계속 하느라 고생할 것 같기도 하고…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휴가’를 가질 생각이다.
월요일이 휴일이어서, 화요일까지 하루 더 쉬려고 한다.
휴가기간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한번 더 해볼 생각이다.

신앙의 본질은 목표가 아니고 과정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의 목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과의 동행이었다.
나는 신앙의 본질은 목표가 아니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 봉착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조언은,
그 과정을 하나님과 함께 하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문제를 풀어주겠다고 달려들면….
물론 어떤땐 문제를 풀어줄때도 있겠지만,
심지어는 문제를 풀어준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그 사람이 하나님과의 동행이라는 가장 소중한 열매를 얻지 못하게될수도 있다.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해결사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도와주고, 심지어 내가 어떤 도움을 준다 하더라도, 나는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쓰시는 아주 일부의 제한된 도구라는 사실을 꼭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신앙의 본질은 목표가 아니고 과정이다.
그 과정은 하나님과의 동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