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기 위한 에너지

지금 직장에서는,
새로운 product를 proof-of-concept부터 시작해서 prototyping, 그리고 mass production용 process를 개발하는 일까지를 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면 우선 실험실에서 쿵딱쿵딱해서 하나를 만들어 보고, 그게 좀 괜찮다 싶으면 약간 큰 scale로 만들고, 결국은 대량 생산을 하는 회사를 찾아서 그걸 process를 넘겨주어야 한다.

당연히 새로운 process를 받아서 생산을 해줄 회사를 부지런히 찾아야 하고,
나는 그런 회사들을 발굴하고 그 회사의 technology 수준을 평가하고, 우리가 개발한 process를 시험삼아 돌려보고, 그걸 가지고 다시 평가하고… 뭐 그런 일들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열몇개의 회사들과 동시에 여러가지 project를 진행시켜야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와 일 할 수 있는 회사들을 걸러내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회사가 크지도 않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누구와 함께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나 혼자서 그 회사들의 기술을 평가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어떤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찾는데,
A,B,C 세개의 회사를 evaluate한다고 하자.

그러면 A,B,C 세 회사의 기술적인 면들과 business 관련 discussion들을 해가면서 세 회사가 말하자면 경쟁을 해서 제일 먼저 and/or 제일 좋은 퀄리티의 시제품을 우리에게 내도록 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당연히 그것을 위해서는 내가 그 회사들에게 부지런히 정보도 제공해 주어야 하고, 그쪽의 development가 장애물을 만나서 잘 풀어내지 못하면 그걸 풀 수 있도록 도움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나도 사람인지라… 열몇개의 회사들과 전화와 이메일을 하다보면 힘이 달리고,
그러면 어떤 회사들에는 똑같이 공정하게 모든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될수도 있다.
그러면 당연히 내 도움을 적게 받은 회사는 그만큼 일을 잘 하기가 어렵게 되고, 우리의 project를 받기가 더 어렵게 된다.

다행히도 여태까지는 정말 내가 에너지가 부족해서 공정함을 잃어버리게 되는 일은 없었지만,
정말 삐끗 잘못하면 어떤 사람들에게 큰 불공정을 초래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체력을 기르자!

또 다시 설교 준비

설교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 있어,
설교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히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설교 준비를 위해서는 어떤 ‘리듬’을 잘 잡는게 적어도 내겐 참 중요하다.
우선 깊게 설교 본문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또 공부하고, 다시 곱씹고… 그런 작업이 잘 되어야 하고,
그런 이후에 다시 그 본문의 내용을 다시 곱씹고, 곱씹고, 곱씹는 작업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선 그 내용들을 다시 잘 추스려서 ‘설교’라는 흐름으로 만드는 작업이 뒤따른다.
열심히 공부하고 묵상한 걸 다 쏟아놓는게 아니므로, 내용을 잘 추리고, 가지를 치고, 흐름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선, 작은 표현이나 꼭 사용해야할 문장 같은 것들을 생각해본다.
특별히 강조해서 설명해야하는 어떤 point들은, 몇가지의 설명하는 방법들을 생각해보면서 가장 쉽고도 분명하게 전달될만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할때, 듣는 사람들을 깊이 염두에두고 해야한다.

이런 작업들을 충분히 잘 하지 않으면,
설교의 point가 분명하지 않게 되거나,
논리의 비약이 생기거나,
설교가 어려워진다.

회사 일이 많이 바쁘고,
이번주는 오늘 내일 이틀동안 학회도 가야 하고,
다음주부터는 또 출장이고…
그런데 돌아오자 마자 바로 교회 수련회에서 설교를 하나 하도록 요청을 받았다.
웬만하면 못한다고 했겠는데… 정말 별로 대안이 없는 것 같아 보여 울며 겨자먹기로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아마 비행기 안에서 영화보고 잠자는 대신 설교준비를 해야할 것 같은데…
point도 분명하지 않고, 논리의 비약도 심하고, 어려운 설교를 하게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다.

그래도 참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많은 말씀과 생각들을 부어주시긴 한다. – 아마 누군가가 급하다고 생각해서 기도를 하는 모양이다. ^^

또 다시 business trip을

한동안 열심히 출장을 다닐 때엔 그게 그렇게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시차 적응도 힘들고,
가면 하루 15시간씩 일하기 일쑤이고,
출장을 간다고 해서 내 home office의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므로 밤에는 미국 일, 낮에는 현지 일을 해야하는 빡빡한 일정 때문이었다.
다녀오면 생활 리듬도 깨어지고, 회복하는데 또 시간이 걸리니…
출장이 만만하지 않은건 당연한 것이었다.

이제 지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5달 가까이 되어가면서,
내게 주어진 일 + 내가 들어와서 새로 벌여놓은 일을 합해서 유럽과 아시아, 미국 여러곳에 함께 일하는 프로젝트들을 담당하고 있다.
가능하면 출장을 가지 않으려고 미루어 오긴 했지만…

미국의 North Carolina, Swiss의 Zurich, 독일의 Dresden, 일본의 동경과 교토, 그리고 한국의 인천과 구미 등등은 더이상 미루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5월 초에 일단 아시아쪽 투어를 하나 예약해놓았다.

얼핏 내 여권을 보니, 마지막으로 출장을 했던 것이 작년 늦은 봄이었다.
거의 일년만에 출장을 가게되는 것이다.

다행인건,
지금 이 직장에서는 내 autonomy가 좀 더 있어서,
아마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좀 미루어놓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아마 낮에만 일을 하면 될 것 같다. ^^

또 다시 일년에 십만마일씩 날아다니는 라이프 스타일은 아닐 듯 해서,
한편 감사하긴 하다.

한참 출장 다닐땐 그렇게 많이 힘들더니만,
오랜만에 출장을 가게되니, 뭔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긴 한다. ^^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생각

블로그에 글을 매일 하나씩 쓰는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사실 힘들게 글을 쓰는 날은 거의 없다.

매일 그저 하루에 5~10분, 아주 길어야 15분 수준의 글쓰기를 하는 것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 잡다한 것들의 대충 10% 정도만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글쓸 거리가 딸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글 쓸 거리가 너무 많아서 그중 글쓸 내용을 선택하는데 시간이 걸릴때가 많이 있다.

대충 하루 visitor가 100~200명 수준이라고 wordpress에서는 집계를 해 주는데,
그건 한 사람이 여러번 들어온 것을 count했기 때문이고…
내가 판단하기에 가끔 한번씩이라도 이 블로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rss feed를 받아 읽는 사람을 포함해서 50~100명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나마 지난 두주동안 쓴 ‘시간’에 대한 글 시리즈 같은 것을 올리면,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
괜히 이해도 잘 안되고 딱딱하기만하고 그래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여기 글들이 다 그렇다.
뭐 마음이 따뜻해진다거나 희망을 갖는다거나 하기 보다는,
찌질하고 허접하고 유치하고 번잡스럽다.

가끔,
이런 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facebook같은 major SNS에서 공유를 해보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뭐 내 글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을만큼 대단하지도 않고… 완성도가 높지도 않고…
사실 노력하지 않아도 들어오는 글을 읽는 사람보다는, 노력해서 들어와서 글을 읽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그런 방법을 피하고 있다.

그냥 10명 남짓한 사람들만 읽더라도,
내 글에서 내 호흡을 느껴주고 내게 한마디라도 던져줄 수 있는 사람들과 글을 나누고 싶어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씩,
이렇게 완성도가 낮은 글을 자꾸 쓰는 것이 오히려 내게 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

정치적 선호에 따른 기쁨

한동안 이 블로그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별로 다루질 않았다.
그렇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관심은 지난 몇달간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와 미국의 대통령선거에 많이 빼앗겨 있었다.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나는 꽤 강한 정치적 선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개표를 할때에도 나는 미국 시간으로 아침 4시에 깨어서 인터넷으로 개표 현황을 볼만큼 관심이 많았다.

나는 facebook을 열심히 보고 follow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한번씩 들어가서 무슨 글들이 있는지 보곤 한다.
당연히 한국의 선거가 끝나고 올라오는 여러가지 글들을 읽었다.
그리고 내 facebook ‘친구’들은 당연히 나와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데 ‘친구’들이 글을 쓴것을 읽으면서,
한편 많이 동의도 하고 공감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리스도인 ‘친구’들이 너무 지나치게 정치에 소망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뭔가 ‘공의’가 일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승리’를 했다고 기뻐했다.
그리고 적어도 내 신앙적 양심과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체계 속에서는 어느정도 더 ‘정의로운’ 선택이 이루어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말 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 정치적으로 상대를 제압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걸까.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모두 정치에 몰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침 4시부터 개표방송을 인터넷으로 볼만큼 열정적으로 한국의 어느 정치 그룹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정치는 사회의 정의를 이루는 아주 중요하고도 강력한 tool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인정하지만,
정치에 지나친 기대를 하고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좀 해보게 된다.

왜 이렇게도 불편할까?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매년 생일에 맨 처음 축하를 해주는 것은 credit card 회사나 shopping site 같은 것들이다. ^^ 대개 며칠 전에 축하 message를 보내면서, 생일에 이왕이면 우리 shopping mall에서 근사한걸 사라 뭐 그런 message를 받는다. 나는 대개 그걸 받고서야 내 생일이 가까와 왔다는 것을 알곤 한다.

나는 생일이 뭐 대수냐 싶기도 하고, 별로 내게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괜히 어설프게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멋적기도 하고, 무엇보다 괜히 다른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부담감 같은 것을 주지 않을까 싶어 low key로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면 한국에서 어머니가 매년 감동적인 이메일을 내게 보내주신다. 대개는 한국에서 내 생일일때 보내시니까, 미국에서는 하루 일찍 받게 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어머니께서 이메일을 보내주실때가 내가 정말 태어난 때 이긴 한 것 같다. ^^

생일 당일이 되면 대충…
아… 오늘이 생일이긴 하지… 싶지만, 대개는 일도 많고,
내 아내랑 딸내미도 다 바쁘고 해서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생일이라고 뭐 하기엔 나도 하도 바쁘기도 하니…

그런데,
난 왜 그렇게 누가 내 생일을 축하한다고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까?
그냥 아무도 내 생일이라는거 기억 못하고 지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왜 매년 하게되는 걸까?
왜 그게 그렇게 내 마음에 불편할까?

최근 두어달 여러가지로 나를 돌아보면서 새롭게 나에 대해서 발견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래서 어쩌면 이 블로그에도 한번 써볼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일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한다.

어쨌든,
별로 편하지 않은 날이 하루 후딱 지나가버려 참 다행이다. ^^

정공법? 겸손함?

어제 오후,
우리 회사의 CEO가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제 뜬 한 인터넷 기사에 관해서였다.

그 기사의 내용은, 회사의 top talent들이 CEO에 불만을 품고 나갔다는 내용이다.

음… 나는 뭐 CEO랑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질 않으므로,
이 사람이 함께 일하기에 그렇게 어려운 사람인지 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 사람이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당하는 기사를 스스로 언급하고 직원들에게 돌려보게 하면서,
(그것도 말하자면 인터넷 찌라시 수준의 기사인데…)
언제든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해라…
라고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에 대해,
그것이 적실한 지적인지 여부를 떠나,
더 공개적이면서도 투명하게 그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자세는,
결국 그 사람이 얼마나 ‘큰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어제 저녁에,
나는 비슷한 이메일을 하나 또 받았다.
그것은 내가 잘 아는 분으로부터였다.

우리 CEO나,
어제 밤에 이메일을 보내신 분이나…
참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사람같은 기계, 기계같은 사람

알파고와 관련해서 이런 저런 시덥잖은 글들을 몇개 읽다가 눈에 띄는 문구 하나를 읽었다.

“사람같은 기계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기계 같은 사람이 무섭다.”

처음엔 딱… 와… 멋진 말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니,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의 독창성이나 creativity, 감정이나 인격 등등이 없어 지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고 끔찍한 일이기도 할텐데…
어떤댄, 그저 사람이 그냥 기계같기만하다면 차라리 얼마나 좋을까 하는 위험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잘 만들어진 기계 같다면,
탐욕이나 이기심으로 다른 사람을 파괴시키는 일들도 없을 테고,
사랑없음이 그 자신을 갉아먹는 것을 보게되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
비인간적인 전쟁이나 폭력,
극도의 이기심으로 비롯되는 불합리함 등등은 정말 너무나도 파괴적이다.

신문 기사들을 10분 정도만 보고 있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잠시만이라도,
차라기 사람이 기계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이런 내 모습이 무서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