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

나는,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사치’라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인류 역사상 많은 사람들에 비해,

사실 정말 그렇다.

내가 대단히 부자는 아니지만,

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현재 이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 비하면 여전히 대단히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고 있는 셈이고…

모든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교육의 기회를 얻었고,

모든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문화적 혜택, 사회적 자유 등등을 다 누리고 있으므로.

그런 시각으로 보면,

나를 포함해서 소위 ‘서구사회’ 혹은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이기적이고 몰인정한 사람들이 된다.

(그리고 그런 시각은 사실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미 인권, 자유, 문화 등등에 노출된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존적으로…

그것이 사치가 아니라 필수요소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가령,

어려서부터 부유한 환경 속에서 늘 자라오면서 경제적으로 절약하며 때로는 마음 졸이며 사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자라온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꽤 풍족한 환경 속에서, 여러 문화적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살면서도…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같이 살 수 없다는 것이 큰 어려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그런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느끼는 각박함과 빈곤함 때문에 힘들어 한다면,

그 사람을 그저 비난할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