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ition

이전 회사에 다닐때,

소위 ‘Vendor’에 많이 방문 했었다. – 한국식으로 하면 하청업체라고나 할까.

Vendor에 가면, 정말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회사의 CTO 정도랑 맞장을 떠서, 그 CTO 밑에 있는 사람들이 내 말을 듣도록 할수도 있었다.

기차 역에서 내리면, 그 Vendor의 project manager가 기차 역 바로 앞에서 차를 대고 기다렸다가 나를 픽업하기도 했다.

어떤 회의실에 들어가면, 나이 지긋한 분들이 모두 넥타이에 정장을 하고 있는데, 나 혼자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들어가서, 그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하기도 했다. 그럼 그 사람들은 모두 자기 노트에 내가 말한것을 적었다.

나는,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인양 뻐기는 사람들을 참 많이 봤다.

이제 30대의 엔지니어가, 50이 넘은 다른 회사의 중역에게 고함을 치고, 무례하게 대하는 것도 봤다.

나는… 절.대.로. 그렇게 망가지지 말아야 겠다고 결심, 결심, 또 결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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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독일에 있는 한 Vendor에 갔었고,

이번주는 미국 동부에 있는 한 Vendor에 왔다.

이 사람들은,

위에서 적은 것 같이 나를 그렇게 대접하지 않는다. ^^

기차역에서 ride를 주지도 않고, 모두들 넥타이 정장으로 나를 맞아주지도 않는다. 내가 이야기한 것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고, 내 말을 노트에 받아적지도 않는다. 


음…

그런데…

막상 이런 대접을 받는게 살짝 이상하다.

아니, 왜 이 사람들은 나를 막 대하지?

가만 생각해보면 그게 당연한건데.

지난 회사에서,

그렇게 망가지지 않겠다고 다짐, 다짐 또 다짐을 했음에도…

내 자세의 한 구석은 망가져 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