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지 못한 소비?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써서 하는 쇼핑이 가장 건강하지 못한 쇼핑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령, 남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필요 이상의 고급차를 산다거나, 거들먹거리기위해 고급 시계를 산다거나 등등.
대부분의 사치품이 이에 해당할 것 같다.
혹은 Status symbol들도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나는 웬만해선 그런게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맨날 옷도 허름하게 입고 다니고, 세차도 잘 안하고… ^^
그래서 스스로 나는 내 쇼핑의 형태가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반면,
나는 어떤 ‘기능’에 끌려서 하는 쇼핑 충동/욕구는 꽤 크다.
가령 새로운 전화가 나왔을때, 그 기능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전화를 사고 싶어한다.
running shoes가 새로운게 나오면 내가 뛸때 그걸 신어보고 싶어서 그게 사고 싶어진다.
혹은 자동차도, 자동차의 어떤 기능 (가속력, 승차감, infotainment system 등등)때문에 그것을 사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는 여러가지 전자기기에는 가끔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할때가 있다.
꼭 전화에 문제가 없는데도 새로운 전화가 나오면 몇번을 참다가 그걸 결국 사고야 마는 식의…

그런데,
시선 의식형 소비에 비해, 기능 추구형 소비는 조금 더 나은 소비인걸까?

시선의식형 소비는, 어떤 경우에는 물론 충동에 의한 소비를 하기도 하지만, 더 큰 범주에서 보면 그 쇼핑을 하는 사람조차도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자신의 옷이 너무 남루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것이 걱정되는 사람이 꼭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비싼 옷을 산다면,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어쩔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선의식형 소비는 건강한 세계관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기능추구형 소비는, 내가 그것을 경험해보겠다는 개인적 욕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결국은 꼭 필요하지 않는 것을 잘 참는 자제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내 욕구 / 충동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능추구형 소비를 극복하는데에는 self-control(자제력)이 요구된다.

시선의식형 소비는 좀 더 거시적인 이슈가 개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기능추구형 소비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에 대한 ‘무지’… 나 자신의 욕망을 채워놓으려는 ‘욕구’…
무엇이 더 나쁜 것일까?

이렇게 놓고 보면,
내가 잘 빠지는 기능추구형 소비가 좀 더 개인적으로 싸워서 극복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그런의미에서 최소한 시선의식형 소비만큼, 어쩌면 시선의식형 소비보다 더 나쁜 소비형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