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것을 해결해버리는 종교

교회등의 기독교 모임에서 소위 ‘기도제목’이라는 것을 나눈다.
나는 ‘기도제목’을 나눈다고 하는 표현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기도 요청을 한다, 서로 어려운 것을 나눈다, 내가 기도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는 식의 표현을 써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어쨌든 그렇게 기도제목을 나눌때 들어보면,
압도적 대다수가 자기 힘든거 해결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힘든게 없으면 기도할게 없다고 한다.

기독교인 다수가 어떤 기도를 하는가 하는 것을 보면 그 시대의 기독교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를 볼 수 있다.
(혹은, 내가 어떤 기도를 하는가 하는 것을 보면 내가 어떤 영적 상태에 놓여있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힘든일을 해결하고자하는 것에 모두 함몰되어있다는 것은,
현대 기독교가 힘든일을 해결하는 기독교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힘든일은 물론 해결해야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힘든 일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기회이다.
그리고 그 힘든 일을 통해서 내가 단련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힘든 일들은 정말 힘들다. 아프다.
그렇지만 그 힘든 일을 해결하려고만 노력하는 종교는,
기복종교의 모습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