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5)

나는 교수가 되고 싶었다. 잘 할 자신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적성에 맞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교수가 되지 않고 회사에 오게 되었다.

이렇게 학회에 갈때마다 나는 ‘내가 교수 안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을 하곤 한다. ^^

이번에 학회에 가서 하루 저녁에는 고등학교 동창과 저녁을 먹었다.
그 친구는 오래 학교쪽과 학교 연구소 등에 있다가 최근에 보스턴에 있는 회사에 들어간 친구이다.
그 친구가 그러기를…
회사에 오니까 제일 편한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 잘났소~ 라고 이야기를 덜 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왜냐하면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일의 결과가 ‘시장’이라고 하는 비교적 공정한 곳에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반면 학교에서는
‘우리’가 아니고 ‘내’가 잘났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야하고,
그것을 평가받는 field도 그렇게 넓지 않아서 때로는 그 평가 기준 자체가 공정하지 못해보일때가 있다고.

학교에 있는 사람들이 이 assessment에 동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도 그 친구와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학계에 있었더라면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들을 만드는데 참여해왔다.
진짜 cool하게 느껴지는 것들도 많이 했었고.
이게… 내가 그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가 없고,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그것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