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직장 고민 (11)

그런데… 조금 더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올까?

지금 내가 회사에서 받고 있는 돈이 어느정도냐….
내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돈을 많이 받고 살고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학생때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이 벌고 있다.
내가 대학때, 심지어는 내가 박사과정때라도,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정도를 내가 벌게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거 짱인데~ 라고 반응을 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정말 돈 여유를 왕창 가지고, 건강하게 저축해가며 살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전 읽은 어떤 기사에서 보니,
산호세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최소의 수입이 연봉 $216,181 이라고…

워낙 이 동네의 living cost가 높기 때문에,
그래도 다른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많이 벌고 있지만,
지금의 수입이 풍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고급차 타고싶다는 욕심도 없고, 큰 집에서 살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나도 내 아내도 우리 민우도 다 사치하는 타잎이 아니고,
오히려 해외 여행 많이 다니고 좋은 차 타는 실리콘 밸리의 다른 사람들과 살짝 이질감을 느낄때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더 누리기 위해서 내가 더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것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고…
결국은 안정감을 위해서 더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내가 몇살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충분히 돈을 벌어서 우리가 나이 많을때까지 쪼들리지 않고 벌어서 은퇴할 수 있을까…
민우에게는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공급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 걱정과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적어도 돈에 관한한 나는 greed 보다는 fear가 더 우선하는 것 같다.

2018 직장 고민 (10)

어떤 사람은 이렇게 얘기할거다.

그래서, 너 좋은 직장 다니는데 그 와중에 불만이 좀 있다는거 아니냐.

음…. 맞다.

그걸 왜 이렇게 길게 썼느냐 하면…
사실 내가 막상 이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 고민의 찌질함과 detail을 가능하면 제대로 이야기해보고 싶어서였다.
처해 있는 상황을 좀 멋지게 각색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걸 길게 풀어서 쓰면 찌질함이 좀 제대로 보여질 수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써 보았다.

보통 직장에 대해서 어떤일이 생기거나, 그것과 관련해서 어떤 문제에 맞닥드리면,
사람들은 흔히, (나 같은 사람은 특히 더)
그것이 마치 세계평화, 남북통일, AIDS 박멸 쯤이나 되는 것 처럼 고민한다.

도대체 왜 그렇게 오바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걸까….

2018 직장 고민 (9): positive

그런데 나는…
사실상 지금은 나 혼자서 하나의 team인 셈이기 때문에,
완전 내 마음대로다!

아침에 좀 피곤해서 늦게 나가더라도 그날 아침에 미팅이 없다면 괜찮다.
오후에 좀 일찍 퇴근하는 것도 일만 된다면 얼마든지 괜찮다.
마음만 먹으면 며칠 회사 안나가고 집에서만 일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은 오후 3시… 이럴때 그냥 집에 와서 집에서 속옷 차림으로 혼자서 일할때도 있다.

정말 왕 flexible한 일정이다.

내가 출장이 좀 많긴 하지만,
한번도, 누구도, 내게 출장을 가라고 요구하는 일은 없다.
모두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일정을 짜고, 그냥 ‘나 언제 출장간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만 하면 된다.
내가 일만 벌이지 않으면 나는 진짜 일 안해도 된다. -.-;

나는 사실 micromanage 되는 것을 유난히 잘 견디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그런의미에서 이렇게 완전히 flexible한 일정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여유가 많다는 것은 나로선 큰, 아주 큰 장점이다.

직장 분위기가 그럴 뿐 아니라, 내가 지금 이 직장에서 처한 매우 독특한 position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2018 직장 고민 (8): negative

우리 회사는 start-up 이다.
그러니 당연히 risk가 높은… 하고 있는 일이 잘 안될 가능성이 많은 일들을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도 거의 다 그렇다.

risk가 높은 일을 하는건 사실 꽤 stressful한 일이다.
내가 하는 어떤 결정 하나가 potentially 이 project 전체를 완전히 망하게 할수도 있다는 상황에 처한다거나,
내가 지금 이걸 제때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project 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 아주 심각한 damage를 주게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은…
정말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러니 나는 이중 삼중으로 실패할 경우의 back-up plan 들도 머리에 그리고 있어야 하고,
회사 내 사람들도 그것에 협조하도록 내편으로 만드는 일도 해야하고,
회사 밖의 사람들에게도 지금 이 일이 잘되면 우리가 다 잘되는 일이니 함께하자고 설득하고 격려해서 일이 되게끔 해야한다.

어… 그런데… 이게 안되면… 그럼 정말 큰일인데….
그런 일들이 머리 속에는 늘 몇개씩 돌아다니고 있고,
그것 때문에 대개는 해야하는 일이 일반적으로 많은 편이다.

아침 8시쯥 부터 일을 시작해서, 오후 5시정도까지 일하고…
집에와서는 저녁 먹고 다시 일을 좀 한다.
때로 저녁에 아시아쪽과 하는 conference call, 이른 아침/새벽에 유럽쪽과 하는 conference call들이 있기도 하다.

일이 많고, 그 일들이 대부분 stress level이 높은 일이라는건 꽤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게다가 그 일들에 대해서 주말에도 완전히 까먹고 지내기가 매우 어렵다면 더더군다나…

2018 직장 고민 (7): positive

그런데…
내가 그렇게 under-leveled 되어있다는걸 내 manager를 비롯해서 나와 함께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내 manager는 내가 혹시나 떠나지는 않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 오승이가 unhappy하지는 않느냐”라고 자꾸 물어본다고 한다.

그리고,
내 specialty와 경험이 비교적 unique 하기 때문에,
실제로 나 같은 사람을 구하는게 일반적으로 그렇게 쉽지 않은데다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 project에서는 내가 하고 있는 역할이 꽤 중요하다.
또 나 만큼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회사에서 사실상 나는 내 ‘상사’가 없다.
내 manager들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선 뭔가 딴지를 아무도 못걸고 있다.
내가 하겠다고 하면 그냥 무조건 한다. (그게 아주 황당하게 많은 돈이 드는게 아니라면)

내가 혼자서 결정한 내용들은, 실제로 이 전체 program에서 바꿀 수 없는 중요한 milestone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완전 내 맘대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마음대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게 어디 그렇게 쉽겠나!

2018 직장 고민 (6): negative

내가 level이 좀 낮은 건 어떻게 handle 해보겠는데…
힘든 것 가운데 하나는, 분명히 나와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나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데… 나보다 높은 level에 있는 사람들을 볼때이다.

아니, 그게 뭐 그렇게 힘드냐… 라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는데…

이게 성격탓일 수도 있겠고, 내 성향의 문제일수도 있는데…
나는 그게 그렇게 힘들다. -.-;

심지어는 내 manager 조차도 (그 사람이 아주 뛰어난 부분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못하다고 느껴지는 영역이 아주 많다.
어휴, 저걸 저렇게 하면 안되지… 싶은 것들을 많이 접한다.

지금 이 직장에 들어와서 내 struggle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이것이었던 것 같다.

It’s not fair!

2018 직장 고민 (5): positive

내가 이 전 직장에서 lay-off를 당할때 쯤…
나는 솔직히 consumer electronics 쪽의 일들에 약간 회의가 있었다.

이 분야가 언제까지 계속 클 수 있을까 하는 전망에 대해서도 그랬고,
전반적으로 consumer electronics의 hardware쪽의 innovation이 거의 saturate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medical device쪽에 관심을 좀 가지기 시작했던 차였다.
실제로 indeed 같은 곳에서 medical device process engineer나 medical device hardware engineer 같은 keyword로 job search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하게 지금의 직장에서 연락이 와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job을 잡게된 것이다.

앞 글에서도 썼지만,
이렇게 새로운 일을 배우기 위해선 내가 뭔가를 희생해서라도 그걸 좀 해보고 싶었다.
그럼… 내가 level을 낮추어서 하는 것도 기꺼이 해보겠다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2018 직장 고민 (4): negative

지금 직장을 잡을때 나는 이전 직장에서 lay-off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전 직장에서 RSU를 조금 가지고 있는 것이 있었는데…
그 직장에서 RSU를 vest 하기 전에 팀 전체를 다 lay-off 하면서 RSU는 모두 다 날라가게되었다. 그러니, 새로운 직장의 position에 대해서 negotiation을 할때, 뭔가 leverage를 할만한 게 내겐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나름대로 조금씩 초조해지기도 했고, 실제로 그 당시 Google [x]의 position으로 연락을 하기 시작할때에는 그 초조함이 많이 커져있을 때였다.

그래서 뭔가 튕기지도 못하고… 후다닥 그 position을 받아서 들어왔다.

몇가지 sticking point가 있었다.

1. 본봉(cash compensation)이 이전 직장보다 더 적었다. 주식을 더 주는 것으로 cover가 되었지만 하여간 매달 들어오는 cash는 줄어들었다.

2. 소위 ‘level’ 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게 내가 이전 직장들보다 살짝 더 낮게 책정되었다.

그래도 뭐 나는 조급했고, 뭔가 협상을 해볼만한 껀덕지가 내게 없었기 때문에 나는 결국 이 position을 택해서 들어왔다.

나는 그 직장에 있을때에도… 내가 속해있는 level의 사람들에 비해 일을 더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까짓거 level이 낮아도 가서 금방 catch up 할 수 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불만이 생겼지….

2018 직장 고민 (3)

나는 medical device를 만드는 일은 난생 처음이다.

음…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고등학교때 ‘생포자’였다. (생물포기자…)
내게는 유난히 생물(biology)이라는 과목이 그렇게 어려웠다!
나는 학력고사를 보지않는 학교에 들어갔으므로, 솔직히 말해서 생물을 잘 못해도 수학, 물리, 영어 같은거 잘하면 얼마든지 합격할 수 있었다.
어차피 학교 커트라인이라는게 총 800점인가 900점 만점에 대충 400점 수준이었으니 더더군다나 그랬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지난 30여년간 나는 생물이라는걸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냈다!
그런데 지금은 영어로 이름도 복잡한 각종 의학용어들을 들으면서 살고 있다.
하루종일 인터넷 사전을 뒤적인다. 그걸 한국어로 번역한것도 무슨뜻인지 몰라 영어 설명을 다시 읽기도 하고…

그러니 얼마나 벅차겠나.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미국 식약청)에서 의료기기를 승인해주는 절차등도 거의 매일 완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분야를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것도 내겐 참 감사한 일이다.
지난 2년정도 그래도 많이 따라잡았다.
이제는 꽤 그럴듯하게 이쪽의 언어를 사용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지난 2년 동안 내가 물론 회사에 많이 contribute 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많이 배우기도 한 셈이다.

가령 내가… 3년쯤 전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새로운 분야를 엄청 배워가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얻기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할 수 있었을까?

페이컷? 긴 노동시간? 나쁜 근무 환경? 아니면…?

2018 직장 고민 (2)

내가 지금 있는 회사는 Verily라는 회사이다.
Google이 모회사인 Alphabet이 100% 출자를 해서 만든 start-up이다.
(그런데 말이 start-up이지, 정말 사방에 돈이 넘쳐난다. -.-; 나중에 이것도 좀 다루어보겠지만)

우리 회사에서 하는 일은 주로…
의료기기 (medical device)와 그 해당 infrastructure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medical device를 통해서 많은 양의 data를 모으고, 그것을 통해서 병을 다루고 고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가령,
우리 회사에서 하는 여러가지 project중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소위 ‘Google smart contact lens‘라고 알려진 것이다.
그중 하나는 눈물로부터 혈당을 체크하고 data를 cellphone이나 다른 device로 보내서 연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다.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이라고 부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contact lens 안에, 아주 작은 반도체 칩, 센서, 배터리, 안테나 등등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의료기기로 쓸만큼 안전하다고 검증되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이런 hardware device를 만드는 일이다.
실제로 내가 요즘 제일 많이 하는 것은 몸속에 넣는 bioelectronics를 개발하는 일이다.

몸속에 작은 전자장비를 넣어서, 그 전자장비가 신경계에 전기적인 신호를 감지하기도 하고, 전기적인 신호를 주기도 해서, 여러가지의 질병을 manage하는 것이다.
이게 여러가지 형태로 발전하면, 옛날에 소위 ‘600만불의 사나이’처럼 장기를 전자장비로 바꾸거나 고치는 일들이 가능할 것이고, 약을 먹는 대신 전기 signal을 주어서 질병을 manage하게 될 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나는 이런 작은 전자장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아주 초기의 idea들을 내어서 실제로 만들고 (prototyping)
그렇게 만든 장치들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test 하고,
test 결과가 좋으면 전 세계의 여러회사들과 협력해서 실제로 대량생산을 하는 supply chain을 만들고,
그 supply chain을 통해서 초기 생산을 하는 일까지를 cover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재미있느냐?
하는 일 자체는 아주 cool~ 하다!
어디가서 이런거 만들어요..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완전 신기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