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 할아버지

나는 싼타 할아버지를 한번도 믿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
내가 기억이 나지 않는 아주 어린 시절에는 그런걸 믿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나는 한에는 싼타 할아버지를 믿었던 기억이 없다.

내가 어릴때는 지금처럼 싼타 할아버지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았던 때였기도 했고…
우리 부모님이 적어도 내 기억에는 싼타 할아버지가 있다는걸 적극적으로 내게 홍보(?)하셨던 것 같지도 않기도 하지만,

나는 싼타 할아버지가 없다고 믿었던 나름대로의 확실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내 친구들 중에서 싼타로부터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이었다.
분명히 착한 친구인데, 그 친구는 싼타가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고 있었고…
혹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 중에서도, 자신이 막상 그 선물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다.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가 특별히 더 가난한 아이들이 많은 학교는 아니긴 했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국민학교때에는, 특히 국민학교 저학년때에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아이가 꼭 반에 한명이상은 있었다.
착한 아이들 몇명이 함께 모여서 밥을 먹으며 그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기도 했고,
어떤 아이들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 그 아이가 점심을 싸오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되기도 했었다.

나는 특별히 ‘나쁜 아이’는 아니었으므로,
아마도 선물을 받을 자격이 된다고 스스로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아이들중 정말 착한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싼타를 알지도 못했다.
그 아이들이 선물을 받는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성탄이 한주도 남지 않았다.
나는 ‘착한 아이’가 아니다.
지난 일년, 별로 착하지도 않았고, 물론 아이도 아니다.
아마도 싼타는 내게 선물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선물을 받지 못해 싼타를 믿지않게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싸~ 하다.

어제 밤에는,
인터넷을 뒤져서 충동 donation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