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료공학을 전공했다. (내가 제일 하고자 했던 전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걸 꽤 재미있어 했다.
대학때는 오죽해야 시험보는게 재미있을 정도였다.
진짜 재미있게 공부했다.
전공과목 배우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혼자서 다른 전공과목들을 독학하기도 했다.
그런데 박사는 재료공학이라보 보기 어려운 쪽으로 하게 되었다. (내가 꼭 하고자 하는 분야는 아니었다.)
내 지도교수는 전자과와 화공과 겸임교수였고,
내가 한건 물리-화학-화공의 중간쯤 되는 애매한 분야였다.
그런데 하면서 참 많이 배웠다.
박사 졸업할때쯤엔 그것도 왕창 재미있어 했다.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복잡한 미분방적식들을 풀어가며 빡쎄게 했다.
그런데 졸업후 직장은 그것과는 또 다른 일로 빠지게 되었다. (내가 꼭 하고자 하는 분야쪽에서 job을 찾을 수 없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디스플레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
꽤 열심히 했는데, 그것도 진짜 재미있었다.
왕창 배웠다.
그리고나서는 또, 디스플레이쪽이라고 보기엔 좀 어려운 다른 분야의 일들을 했다. (디스플레이쪽을 계속 하고 싶었으나 적당한 job이 없었다.)
roll-to-roll 이라는 방법으로 manufacturing을 하는 것에 뛰어들었고,
그걸 가지고 여러가지를 만들었다.
완전 빡쎄게 많이 배웠다.
지금은 난데없이 medical device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원래 지금 회사에 온건 이런걸 하려고 온게 아닌데….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어제는 밤 늦게까지 brain surgery를 하는데 들어갔다. -.-;
지금 만들려고 하는 device가 brain에 연관된 것인데, 그 수술과정을 봐야 device를 제대로 디자인 할 수 있게 때문이다.
다음주에는 cadaver를 가지고 해부하는 session을 출장을 가서 하루종일 하게 된다.
사람 시신을 해부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우는 거다.
허걱… 나는 평생에 내가 이런걸 배우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계획하고 생각한대로 일이 늘 풀리는 것도 아니고,
뭔가 좀 배워서 그쪽을 좀 안다… 싶으면 분야가 바뀌어서 새것들을 계속 배워야하는 일을 30년째 하고 있는 셈이다.
나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나는 좀 진득하게 한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배우고 싶은데…
아주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이런걸 보더라도, 하나님은 나랑 참 취향이 맞지 않는 분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