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미국, 다른 사람들?

지난주 동부에서 집까지 운전으로 동서횡단을 했다.
아틀란타에서 출발해서 캘리포니아까지 2600 mile (4100 km)을 운전했는데,
조지아, 테네시, 미주리, 캔사스, 콜로라도, 유타, 아리조나, 네바다를 거쳐서 캘리포니아까지 왔다.

대부분의 지역은 거의 백인들이 사는 지역이고, 정치적으로는 트럼프/공화당 지지 지역이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안쪽의 상점 같은데 가보면 트럼프의 MAGA 모자를 파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교회도 많았고, Jesus saves 라고 써 있는 것 같은 고속도로 옆 광고판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중간에 fast food로 점심을 먹기위해 들어간 햄버거 집에서,
백인이 아닌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곳에서 본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형태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보스턴에 오래 살았고, 지금은 이곳 북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에 살고 있다.
민우도 아틀란타라는 대도시에 살았고.

내가 살아왔던, 경험했던 미국은 매우 제한적이고 치우친 것일 수 밖에 없다.

일정이 빠듯해서,
오면서 무슨 구경을 한다던지 하는건 별로 하지 못했고,
그냥 우리 세명이 차 안에서 잡담하면서 경치보면서 그렇게 왔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왔던, 내가 익숙한 미국과는 매우 다른 미국을 만나고 생각이 많아졌다.

가을학기 성경공부

일이 많을때 더 넘치게 된다고….
이번 가을에 꽤 많이 바쁠 예정인데…
이번 가을학기 성경공부를 신청한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늘었다. ㅠㅠ

한번 성경공부를 하겠다고 하는건 감사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큰 맘먹고 주중 성경공부 시간을 하나 더 만들었는데도,
다들 예상인원보다 많아져서…
이제는 한 그룹에 15명씩 하게 되었다. 어쩌면 더 늘어나게 될수도…ㅠㅠ

video call을 할때 한 그룹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고,
내가 모든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면서 할수도 없기 때문에,
뭔가 좋은 대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래도,
성경공부를 하겠다는데 그걸 거절할수는 없고…

이번 가을에는 business trip이 최소한 3번, 많으면 4번 정도 예정되어 있고,
뉴욕에 있는 KOSTA offline 모임도 한번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내가 집에 있지 않을때 성경공부 모임을 어떻게 할까 좀 고민중이다.

아마 이번 가을에는,
저글링을 하면서 외발자전거를 타는 써커스의 삐에로같이,
정신없이 내게 떨어지는 것들을 처리하면서 살아야 할것 같다.

그러나,
내 엉망인 스케줄 때문에,
이 귀한 사람들이 성경을 공부하는 기쁨을 얻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여름휴가

내가 ‘여름휴가’라고 해서 한주정도 쉬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게… KOSTA 때문에 늘 초여름에 한주 비우다보니 여름에 휴가를 또 내서 쉬는게 만만치 않은 편이다.

그런데,
내일부터 한주정도 휴가다.

뭐 비행기타고 엄청 멋진데 가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그냥 소소하게 가족들하고 시간보낼 예정.

한주정도 이 블로그 글도 잘 올라오지 않을 예정이다.

아…
오늘 하루만 보내면
엄청난 이메일 폭탄 / slack 메시지 폭탄으로부터 한동안은 벗어날 수 있을 듯.
무진장 기대하고 있다.

세대교체

내가 지금 다니는 교회는 역사가 130년인가… 하여간 무지하게 오래된 교회이다.
게다가 이 전 목사님은 아주 유명한 분이였다.
그냥 어설프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정말 훌륭한 분이다.

새 목사님이 1년여전에 왔다.
이제 막 40이 되었다고 하니, 1984년생인건가.
이분은 그렇게 널리 알려진 유명한 분도 아니고, 이전 목사님이 60대였는데, 막 부임했을 때는 30대였으니… 엄청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셈이다.

그런데,
이분은… 이전 목사님이 못하던 설교를 하신다.
아… 이 오래된 교회에서 이렇게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한 것이구나.

내가 보스턴에서 다니던 교회에 최근 그런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60대 중반의 목사님이 은퇴를 하시고, 새로온 목사님이 아마 역시 40대 초반인듯 하다.
어제 그 목사님이 새 교회에서 하는 첫 설교를 들었다.

아….
그래,
이렇게 이 교회에도 이런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것이구나.
참 멋지다.

내가 마음 속에 일종의 ‘모교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교회이니,
새로온 젊은 목사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런데…
한국교회 / 한인교회에서도 이런 세대교체를 본적이 있는지….
내 기억에는 없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youtube 보다 성경공부가 더 재미있다?

어제 아내가 물었다.
나는 매일 성경공부를 하는게 제일 재미 있냐고.

음…
내가 그랬다.
성경공부 하는것보다 youtube 보는게 더 재미있다고.

뭐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

어제,
이번 가을학기 성경공부 안내 이메일을 내 메일링 리스트에 있는 분들에게 보냈다.
이제 가을학기 성경공부 신청을 받아서 9월 부터 가을학기 성경공부를 시작한다.

이번학기에는 누가복음 맨 마지막 부분을 공부하기로 했다.

무진장 재미있어서 하는건 아니다.
물론 성경공부가 재미있을 때가 많이 있다.
새로운 것을 보게되면 짜릿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재미있어서 성경공부를 하는건 아니고,
이렇게 해야 내가 살 것 같아서 하는거다.

내 메일링 리스트에 사람들이 늘어서, 성경공부 세션을 한 세션 더 늘렸다.
이번 가을에는 출장도 많이 잡혀 있고, 여러가지 일들도 많아서 완전 정신 없을 예정이긴 한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다. 긴장도 되고, 살짝 후회도 된다.

그래도 이렇게 해야 내가 살 것 같다. 안그러면 죽을 것 같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 그 이야기들을 과연 내가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바쁠때 더 기도?

“나는 오늘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하루 첫 3시간을 기도로 보냅니다.” 라고 루터가 그랬다고.

음… 진짜 그랬을까?

내가 이해하고 있는 루터의 성격이라면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그 사람은 어쨌든 여러보로 탁월한 사람이기도 했을 뿐 아니라 특히 ‘열심’으로 사는 것에 최적화 된 사람인 듯 보이니.

그러면…
나 같은 보통사람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걸까?

그건 정말 잘 모르겠다.
하루 첫 3시간을 기도로 보내면, 나는 3시간을 덜 자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그럼에도 분명한건,
매우 바쁘고 많은 할 일이 있게되면 영혼의 평안과 균형이 무너진다.
그리고 그것을 잡는데는 기도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루터를 목표로 삼고 사는건 무리일 수 있으나,
최소한 내가 manage할 수 있는 나만의 삶의 형태를 잘 만들어가는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결국 남는것

나는 내 외모가 내 돈벌이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일이 없다.
가령 배우가 된다던가, 모델이 된다던가 하는.
그래서 그런 분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나라면 참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결국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를 막을 수는 없고,
결국 젊음을 잃어가면서 내가 내세울만한 것이 점점 없어져 간다는 절망감 같은 것이 있지 않았을까.

수학의 노벨상이라 여겨지는 필즈상은, 40세 미만이어야만 받을 수 있다.
40세가 넘으면 더 이상 새로운 수학의 이론을 낼만한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실제로 수학이나 이론 물리학의 어떤 분야는, 박사과정 혹은 박사과정후 몇년동안의 연구 결과가 평생을 거쳐 최고의 연구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최고의 두뇌 기능이 되지 않을 때는 예전과 같은 연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일 거다.

내가 그런 분야의 학자라면,
역시 나는 참 많이 힘들어 했을 것 같다.

지금 살아가는 양식은 어떠한가?
일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어쨌든 최고치를 지난 것 같다.
기억력도 예전같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더 더디다.
다만, ‘domain knowledge’라고 하는 전문지식이 늘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 더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럭저럭 살아남아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을 읽고 공부해도 예전과 같이 빠릿빠릿하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이해하는데에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지구력도 많이 떨어졌다.
다만, 쌓여진 지식과 조금은 더 쌓인 지혜가 있어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깨닫지 못할 것들을 새롭게 깨닫게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더 나아지는 것은, ‘지혜’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지혜로워져서 조금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된것.

그런데… 결국에는…
이런 지혜도 점점 내 두뇌의 활동이 떨어지면서 그나마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들이 더 많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평생을 거쳐서 ‘the best is yet to come’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 성품인것 같다.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서 젊음의 생기로움이 없어지고, 두뇌활동이 더디어 지고, 체력도 떨어지고, 건강도 잃고, 그나마 지혜로운 판단력도 흐려지게되더라도….

평생 그리스도와 동행하면서 내게 남게되는 ‘성품’은 결국 내가 죽는날까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모습으로 살 수 있다.

참 다행이다.
내 가장 큰 소망이,
내 외모도, 내 총명함도, 내 지식도, 내 지혜도, 내 육체도 아닌…
내 성품이라는 것이.

매일 조금씩 더 주님 닮으며 살아가기.

자랑스러워하시지는 않지만 사랑하신다고…

하나님께서 나를 자랑스러워하실까?

음… 아마 아닐 것 같다.

내가 뭐 잘하는 것도 있고, 내 성품중에 좋은 것들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미성숙하고, 사랑 없고, 지혜롭지 못하고, 부족하다.
게다가 그 기준이 엄청 높으실 하나님이라면 내가 자랑스러우실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나?

그건, 정말 그런것 같다. 결국 그게 내 믿음의 중심에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하나님께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살기보다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것을 알면서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
결국 이 땅에서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

로마서 8:28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 구절을 이해하는데 두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곳에서’ 협력해서’라고 번역한 단어는 ‘시너지’와 같은 어근을 가지는 단어이다. (수네르게오)
그래서 실제로 이 구절을 RSV에서는 이렇게 번역했다.

“We know that in everything God works for good with those who love him, who are called according to his purpose. “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에서, 그분이 사랑하시는 사람들과 함께, 선한일을 하신다고 번역한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여기서 선을 이루는 대상이 우리가 아니라 선을 이루는 주체가 우리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둘째, 이 로마서 8장을 ‘고난’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18절부터 현재 우리가 겪는 고난은… 이라고 해서 본문을 분명히 이 내용이 고난의 맥락에서 생각해야한다고 힌트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믿음으로 인해서 받는 박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온 피조물이 신음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오히려 그냥 애매하게 받게되는 어려움, 자연재해, 질병, 사고등과 같이 억울하거나 우연으로 보이는 고난등을 더 이야기하고있는 것 같다.

이걸 그런 고난의 context에서 이야기하면 31절 이후 끝까지 이어지는 바울의 외침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절대로 그리스도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그리고 우리에게 닥치는 그런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에 선한일을 하시는데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것이라고.

아… 이건 참 대단한 말이다….

Bye Bye 1K

2018년부터인가… 지난 5-6년동안 나는 united에서 거의 제일 높은 레벨인 1K라는 지위를 유지해왔다.

1K가 되면 여러가지 혜택이 있다.
비행기 먼저 타고, 더 좋은 자리 공짜로 앉고, 때로는 upgrade가 되기도 하고…
비행기에서 파는 음식도 공짜로 먹는다.

때로 international flight을 타면, 승무원이 와서 따로 인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united에서 지난 2년동안 1K가 되는 조건을 급격하게 올려서,
아마 금년에는 1K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아 보인다.

앞으로 남은 5개월동안 united 티켓으로 거의 1만5천불 정도를 더 써야 1K가 될 것 같은데, 여러가지 계산을 해보면 그렇게까지 비행기를 타게될 것 같지는 않다.

COVID 전 2018-2019년에는,
거의 매달 한번씩 유럽이나 아시아쪽에 출장을 가야 했었다.

그렇게 하면,
사실 1년내내 시차적응을 하면서 살게 된다.
우아… 아마 그때 내 몸이 많이 축났던 것 같다.
그때 살도 많이 쪘고.

1K가 되지 못하는게 살짝 아쉽긴 하지만,
1K는 그렇게 훨씬 더 비행기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 양보해야한다는게 하나도 억울하지는 않다.

바라기로는,
다시는 1K로 돌아가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