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의 생일

오늘로서, 민우가 teenager가 된다!! 

 
위의 사진은, 민우가 생후 몇개월 지났을때의 사진.

지난 13년동안, 하나님께서 정말 민우를 예쁘게 잘 키워 주셨다.
민우 때문에 마음을 졸인 날도 많았고, 참 말로 다 할수 없이 기쁜날도 많았지만,
민우때문에 가장 기뻤던 날은, 뭐니뭐니해도, 민우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이었던 것 같다. 

아직 20대의 철없던 때에, 아빠가 되어서, 그야말로 민우는 아빠와 함께 커 주었다. ^^

민우가 이제 teenager가 되었으므로,
민우를 키우는 데에도 또 다른 stage로 move-on 해야하는 것이겠지.

민우의 어떤 성취나 행동이 아니라, 민우의 존재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부모가 되는 일,
민우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점점 탈피해서 민우와 대화하고 상의하는 부모가 되는 일,
민우에게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선택의 영역을 허락하고 자율권을 허락해가면서, 이제는 점점 우리로부터 독립을 시켜가는 일,
민우가 내 소유가 아니라, 독립적인 인격체임을 인정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민우가 그 가진 재능과 열정과 관심을 잘 활용하도록 guide해주고 인도해주는 일.

등등을 점점 더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

Teenager의 부모가 되었다! It’s exciting!! ^^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이번에 한국 출장중, 4일은 제주도에서의 일정이었다. 
매일 저녁, 동국이형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둘째날 오후를 땡땡이 치고 역시 동국이형에게 끌려다니면서 성경공부들에 참석했던것을 제외하곤 계속 열심히 일했다. -.-;
학회도 참석하고, 전화로 회의도 하고, 때로는 호텔에서 일도 하고.

내가 제주도에서 묵었던 호텔은, 고급 호텔이었다.

위의 사진들은 모두 그냥 인터넷에서 찾은 그 호텔 사진들인데, 정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그런 호텔이었다. 화장실에도 전화기가 있고… ^^

바로 해안가에 접해 있어서, 바로 앞에 나가면 정말 경치가 좋았다.
그런데, 내가 막상 그것을 접했던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해안가 조깅할때뿐이었다.
따로 관광을 하지 않았고, 어디 구경을 가지도 않았다. 하나못해 호텔에서 음식한번도 사먹지도 않았다.

물론 할 일이 많기도 했지만,
무리를 했다면 반나절 정도 빼먹고 관광같은 것을 할만도 했을텐데…
정말 혼자서는 그럴 맘이 나지 않았다.
함께 즐길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혼자서 무슨…

렌트카를 했는데, 렌트카 회사에서 무슨 빨간색 coupe를 rent해 주었다. 썬루프도 있고, design도 멋있는. 벨로스터라던가… 미국에선 보지 못했는데.
막상 그 차도, 그저 그야말로 ‘교통수단’으로만 사용하고는 얌전히 반납하고 왔다.

그러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여행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여행자체에서 무엇을 보거나 하기 위함이 아니라,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인것 같았다.
나는 말하자면 여행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이다. (어릴땐 딱 그랬던 것 같지 않은데, 30대 이후론 그랬던 것 같다.)

지금 다시 돌아와서 생각해봐도,
그렇게 제주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이 별로 아깝지 않다. ^^

둘째날 오후에…
점심에는 동국이형과함께 제주대의 대학원생/중국인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성경공부에서 간증을 했고,
그 이후에는 제주도에 어학연수온 중국인 학생들과 만나는 교회 모임에 참석했었고,
그 이후에는 동국이형과 신앙과 삶과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에는 제주교대 IVF LGM에 참석해서 설교하는 일정을 잡았었는데…
그때 좀 더 passion을 가지고 섬기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은 살짝 남는다. ^^

심장이 머리에서 뛰어요

지난 주에, 민우가 mission trip을 가서 집에 없었기 때문에,
나와 아내는 평소 안하던 짓을 한번 해봤다.

그것은, 집에서 둘이 와인을 마신 것이었다!!!

우리 lab director가 와인 한병을 선물을 해 주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집에 와서 둘이 한번 마셔보자고 땄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둘다 술을 거의 못마신다는 것이었다.

신혼여행가서 칵테일 한잔을 시켜서 둘이 나누어 마시고는…
둘 다 완전히 기절했었던 만큼….
둘다 술을 즐기지도, 잘 마시지도 못한다.

와인을,
아내가 반잔 정도, 내가 한잔 정도 마셨는데…
둘다 온 몸이 빨개지고,
아내는 그게 신기하다면서 빨개진 다리, 팔 등의 사진을 막 찍었다.
그리고는 ‘심장이 머리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며 정신이 없어 했다.

결국… 아내는 9시 조금 넘어서 쓰러져서 잠이 들었고,
나는 술을 마신 느낌이 영 상쾌하지 않아서…
앉아서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그 술기운이 좀 없어진 후에 잠에 빠져들었다.

나도 대학교때엔, 술을 즐기진 않았어도, 억지로 마시면 좀 마시기도 했었는데…
술을 마시지도 즐기지도 않다보니, 아마 몸이 알코홀이 들어왔을때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완전히 잊어버렸던 것 같다. ^^ 

14년만에 처음해보는 비싼 데이트?

민우가 지난 한주동안 mission trip을 갔다.
우리 부부는 시간이 당연히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대로 주중에는 저녁에 집에와서 이런 저런 일을 하느라, 혹은 그저 좀 게을러서 빈둥빈둥 하느라 둘만의 시간을 별로 가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금요일 저녁에,
작정을 하고, San Francisco에 있는 한 steak house에 예약을 했다.

Steak house에서 비싼 식사(!) 하고, 우리 둘은 밖으로 나와, San Francisco의 중심가 밤거리를 많이 걸었다.
아내가 이쪽으로 이사를 하고나서, 언제 밤에 San Francisco를 걷고 싶다는 이야기를 지난 2년간 해 왔는데…
로맨틱한것과는 거리가 먼 남편이 2년만에 그 외침에 응답한 것이었다.

우리가 처음 데이트를 시작한 것이 97년 2월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지난 14년 6개월간 우리의 데이트 장소는 늘, 피자집, 중국집, 패스트푸드 정도였고, 아주 작정을 하고 가면 한식집이었던 것 같다. ^^
물론 좀 비싼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누가 사주시거나(^^) 아니면 무슨 행사가 있을때 우리가 함께 참여한 것이었고, 우리 둘만의 시간을 위해서 비싼 음식점에 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아내는 참 많이 좋아했다. Steak house의 분위기가 좋다면서 좋아했고, 음식이 맛있다며 좋아했고, 밤거리를 함께 걸으면서는 잡은 손을 한번도 놓치 않고 마치 소풍 온 어린아이같이 좋아했다.
나도 그렇게 좋아하는 얼굴을 보면서, 아내가 무척 사랑스러웠다.
(나처럼 로맨틱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 감사하고 미안하고 대견스럽기도 했고. ^^)

나 자신에 대해서 비교적 harsh하기도 할 뿐더러,
늘 나를 위해 spend 하는 것을 낭비나 사치로 여기는 자린고비인 나는…
나와 한몸인 내 아내와 그렇게 spend 하는 것을 또 사치로 쉽게 여기곤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때로는…
내 아내를 나와 한몸으로 생각하는 것과 함께,
나와 함께 동행하는 또 다른 한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적어도 내게는 참 많이 필요한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유업을 함께 얻을 사람으로…

금요일 밤 3-4시간의 짧은 데이트.
San Francisco는 밤 공기는 무척이나 찼지만, 
마음도 생각도 함께잡은 손도 참 따뜻했다.

아내와 찍은 사진

지난주에 민우가 학교에 아빠 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 없이 아빠와 엄마만 나온 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뒤져 보았는데…
아내와 단 둘이 찍은 사진중 가장 최근 것이…
2002년엔가 찍은 것이었다!

아빠-민우가 함께 찍은 사진,
엄마-민우가 함께 찍은 사진은 꽤 많은데,
아빠-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은 정말 없었다.

내가 사진찍은걸 좀 귀찮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아내와… 사진을 좀 찍혀야겠다. 

동생의 생일

지난 일요일은 내 여동생의 생일이었다.

원래는 지난 주말즈음에 한국에 출장을 갈 계획이어서,
이번에 한국에 가면 오랜만에 동생 생일 축하를 할 수 있겠다 싶었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그 출장이 7월로 연기되면서 동생 생일 축하를 가까이에서 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 출장이 연기되면서 괜히 동생 생일도 연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찌어찌 하다가 이메일 하나 틱~ 날리고 생일축하하고 말았다.
생일날, 동생 생각하며 동생을 위해 기도 한번 못하고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그게 못내 아쉽고 미안해서일까,
내 outlook calendar에는 여전히 ‘성연 생일’이라는 event가  “past due” 상태로 있다.
그걸 그냥 OK 단추 눌러서 닫아버리지 못하고 그게 뜰때 snooze 눌러 내 아쉬운 마음을 질질 끌고 있다.

동생도 뭐 한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
내가 챙겨줘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만나면 뭐 살갑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동생 생일이 뭐 대수라고…

아마 7월 초 시카고에서 얼굴 한번 보고,
구박 한번 하고,
그러고 나서야…
snooze를 해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내 없는 며칠

아내가 지난 화요일 오후부터 오늘까지 학회 때문에 San Antonio, TX 에 갔다.
오늘 밤 늦게 돌아오게 되는데…

아내/엄마가 있건 없건…
민우도 나도, 그저 매우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내가 없어서… 가장 아쉬운게 무얼까.
가만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제일로 꼽을 수 있는 건…

‘재미 없다’ 인 것 같다.
별로 내가 장난을 쳐도 많이 받아주지도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누라에게 장난치는게 참 재미있는데… ^^

 

Computer Game 보다 재미있다!

아침에 예배를 다녀와서,
오후에는 우리 가족이 근처 호수가에 가서 연날리며 놀았다.

우리 집 근처는 늘 바람이 많아 연을 날리기 좋은데,
어제는 모처럼 시간을 내서 함께 산책 겸 (약 1마일 정도 걷고) 놀이겸…

민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날리기에 몰입했다.
컴퓨터 게임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아쉬워했다.
(저녁에 잘때 보니, 선블락을 바르는 것을 깜빡해서, 안경자국이 얼굴에 생겼다. ^^)
엄마도 함께 했는데, 엄마 것 보다는 민우의 연이 훨씬 더 높이 떴다.

밝은 햇살 아래서,
함께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연도 날리고, 이야기도 나누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오후였다.

천재소녀 권민우?

민우 방문 앞에는,
아빠가 쓸 수 있는 낙서판, 엄마가 쓸 수 있는 낙서판이 하나씩 걸려있다.

그곳에 내가 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하나 써 놓았다. (뭐 고1 수준쯤 되는거니까… 대단한건 아니지만. ㅎㅎ)


그랬더니 민우가 아주 당당하게 답을 “1” 이라고 써 놓았다.
문제가 너무 쉽다는 듯… 옆에 smile 표시도 그려놓고.
아니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 딸이 천재가 아닐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