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후기 (2)

이렇게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것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는,
첫째로, 이런 것들이 내가 해야하는 중요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서 다녔던 회사들의 대부분은 지금 내가 참여하고 있는 어떤 product를 만들 candidate 들이다. 말하자면 이 회사들이 vendor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출장에서 내가 했어야 하는 일들은,
(1) 각 회사의 기술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2) 또 그 회사의 엔지니어들과 discussion을 하면서 그 회사 엔지니어들의 수준을 가늠하고,
(3) 이렇게 일을 하면서 얼마나 이 회사들의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evaluate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1)과 (2)는 어차피 highly technical 한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당히 객관적이기 쉽다.
그렇지만 (3)은 대개…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일을 돌려보면서 얼마나 나와 (그리고 우리 회사와) 잘 맞아 떨어져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객관적인 data로 뽑아내기 어렵다.
그야말고 feel로 판단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모시는’ logistics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과,
실제로 technically 일을 하는데 얼마나 깔끔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 자칫 섞여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어떤 회사가 위의 (1)~(3) 항목이 모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나를 ‘모시는’ logistics도 잘 한다면…
내가 그 회사를 택할 경우, 마치 그 회사가 내게 극진한 대접을 해서 그렇게 된 것과 같이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출장에서의 결과가 그렇다. 내게 가장 극진한 대접을 한 회사가, 실제로도 가장 기술적으로도 앞서있고, 함께 일하는 chemistry도 제일 잘 맞는다.)
이렬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

적어도 현재 생각으로는….
그 회사에게… 내게 극진하게 대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깊이 표시하면서,
솔직하게 그것이 필요 이상의 대접이었고, 따라서 불편했다는 것을 어떻게든 시기를 잘 잡아 공손하게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다.
일단 그렇게 먼저 이야기를 해야… 내가 위의 (1)~(3)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 더 공정성이 확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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