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2)

보통 실리콘 밸리에 있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일을 해외의 다른 업체에게 맡긴다.
가령, Apple의 iPhone은 design을 미국에서 하지만 실제 생산의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한다.

내가 가령 우리 회사에서 새로운 제품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토타잎을 만들었다고 하자. 적을 수량의 프로토타잎은 우리 회사의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이 프로토타잎에 자신이 붙으면, 이걸 실제로 생산할 업체를 찾아다니게 된다.
단순히 이걸 생산할 업체만 찾는 것이 아니다. 그 생산할 업체가 사용할 부품, 그 부품에 사용될 재료등을 다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내가 미국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만든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LG나 삼성, 중국의 BOE 같은 회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design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낼 만한 충분한 기술이 되는지를 점검한다.
그렇지만 그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앞면의 유리는 어느 회사 것을 쓸 것인지, 그 안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형성하는 기판(substrate)은 어느 회사것을 쓸 것인지, 하는 것들도 다 따지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소비재들, 화학약품들도 중요한 경우 따로 관리를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걸 만드는 회사만 딱~ 찾아서 하면 되는게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드는 여러가지 공급망(supply chain)을 다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대개는 이 물건들을 만드는 회사는 ‘빨리’ 만드는게 진짜 중요하다. 그래야 문제를 빨리 발견할 수 있고, 단 기간에 불량률이 적게 만들어야 돈을 잘 벌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는 안정적인게 중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그 재료를 써서 만들었을때 몰랐던 문제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빨리 만드는것을 잘 하는 한국이 완성품을 만들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을 잘 하는 일본이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꽤 효율적인 분업이라고 생각해왔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1)

나는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한참 시끄러운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관련 재료에 관한 논쟁에 대해 아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HF나 photoresist난 polyimide 같은 것들에 대해선 그래도 꽤 잘 안다. ^^ 일본에서 그것들을 만드는 회사와 직접 뭔가를 해본적도 있고… ^^)

그렇지만 이곳 silicon valley에 있으면서 한국회사와도 일을 해보았고, 일본 회사와도 일을 해 보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꽤 많은 경험들이 쌓여있다.
일본에서 그쪽 사람들과 일을 하다가 밤 늦게 이자까야 같은 곳에 가서 이야기를 나눈적도 많이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때도 있다.

내가 일본 전체를 잘 안다고 볼수는 없고,
technology 업계 모두를 잘 아는 것도 당연히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을 바라보면서 내 나름대로 갖게되는 생각들이 있다.

그걸 두세번에 나누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적어도 내가 만난 일본 사람들은, 한국 technology의 발전을 매우 경계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놀랍게 바라보았다고 볼수도 있고, 아니면 부럽게 바라본다고 볼수도 있겠다.
어쨌든 예전 도시바나 히타치의 반도체 산업은 이제 삼성과 하이닉스가 가지고 갔고,
샤프같은 회사에서 만들던 디스플레이는 삼성과 LG가 가지고 갔고,
예전 소니의 명성은 이제 한국의 삼성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만난 일본 사람들은,
조금 깊이 이야기를 해보면,
일본의 technology분야 산업에 대해 아주 깊은 우려와 회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과 자신들을 비교하면서 더더욱.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4)

요즘 또 한국에서 많이 쓰는 말 가운데 하나는,
“~같은 경우에” 라는 말이다.

A라는 회사와 B라는 회사를 비교할때,
“A 회사는 월급을 많이 주고 B 회사는 월급이 적다.” 고 이야기하면 될것을
“A회사 같은 경우에는 월급을 많이 주고 B 회사 같은 경우에는 월급이 적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라는 표현도 많다.
원래 ~하는 부분이라다는 말은 전체의 일부를 이야기할때 써야 하는데…

가령, 어느 직원이 손님에게 약관 같은걸 설명해줄때,
“환불을 하시려면 바로 인터넷에서 하실 수 없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될것을
“환불을 하시려면 인터넷에서 하실 수 없는 부분입니다.” 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거 정말 내겐 완전 이상하다. ^^

아 물론 그냥 이상한 말투 뿐 아니라 잘못쓰는 말도 정말 많다.
예전에 비해서 다르다는 말을 틀리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고,
엉뚱한물건등을 높여서 이야기하는 일도 많다. “손님, 커피 나오셨어요” 같이

내가 그 문화속에서 계속 있지 않았으므로 왜 언어가 그렇게 바뀌어왔는지, 그렇게 바뀌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한국어는 때로 내게 낮설게 느껴진다. ^^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3)

그리고 또 매우 신기하게 느껴지는건,
젊은/어린 여자들의 콧소리다.

이건 정말 많이 많이 신기하다. 왜 언젠가부터 10대 20대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다 콧소리를 낸다. 심지어는 TV 뉴스 아나운서도 살짝 그런 소리가 섞여있다.

뭐 그거 자체로 좋다 나쁘다 할건 아닌 것 같은데,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난 그렇게 이야기하면 잘 못 알아 듣는다. -.-;

그래서 실제로 한국에 출장이라도 가서 젊은 여자 종업원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죄송한데요, 잘 못들었습니다.” 라고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럼 그쪽에선,
아, 저 사람 한국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하는 듯 하다. ㅋㅋ

이것도 95년에는 전혀 없던 말투다.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2)

한국을 오래 떠나온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쓰이는 한굴말이 이상한 또 한가지 경우는,
한국에서는 한자어를 어색하게(?) 많이 쓴다는 거다.

가령, 호텔에서 아침을 먹는건 꼭 ‘조식’이라고 한다. 아니 왜? 아침식사, 아침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나?
비행기를 탈때는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한다. ‘비행기를 타기 시작하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나?

한국 회사와 일 관련된 이메일을 하다보면 이게 정말 더 많다.
‘내일’이라고 하지 않고 ‘명일’이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많이 쓴다.
‘그럼 그렇게 알고 실험을 하겠습니다.’ 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럼 그렇게 알고 실험을 진행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아래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니면 ‘아래 조건에 대해 의견주십시오’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래 조건에 대해 의견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이메일이 온다.

한자어를 써야 더 공식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
내가 보기엔 좀 지나치게 이상하게 그렇게 쓰는 것 같은데.

내가 한국에 있던 90년대에도 이렇게 이상한 한자어를 많이 썼던가???

요즘 한국의 이상한 어투 (1)

나는 한국을 1995년에 떠나왔다.
24년 전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히트곡은 잘못된 만남이다.
나는 서울이 지하철 4호선 까지만 있을때 미국으로 왔다.
그러니 지금의 한국은 내가 떠나온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어쩌다 한국에 출장을 가면 그래서 한국이 좀 어색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그중 하나는 한국에서 많이 쓰는 (그리고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고 내가 느끼는 말투 들이다.)
그중 몇가지를 써보자면..

우선,
한국에서는 ‘미래’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현재의 상태나 과거의 이력보다 더 중요한것처럼 이야기한다.

가령, 무슨 광고를 보더라도…
‘고객을 잘 모시는 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식의 광고가 많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 회사는 지난 수십년간 고객을 잘 모셨습니다’ 라는 광고가 많다.

글쎄, 한국에서는 어떤 사람이 하는 결심을 그 사람의 과고 이력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이게 참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최근 회사 상황 (5)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내 professional 커리어가 풀려본적이 별로 없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전공이 아닌 전공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석사를 할때도 내가 꼭 가고 싶었던 실험실이 아닌 다른 실험실에 갔고,
미국에서 박사를 할때도 내가 꼭 하고 싶었던 2~3개의 다른 분야는 열심히 찔러보았는데 길이 열리지 않아서 하고 싶지 않던 것으로 박사를 했고,
박사를 마치고 보스턴쪽에 남고 싶어서 그쪽에 부지런히 job apply를 했는데 하나도 안 되어서 서부로 왔고,
첫번째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패기를 가지고 시작한 start-up이 망했고,
두번째 직장에서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고,
세번째 직장에서는 lay-off 당했고,
지금 직장에서는 하는 프로젝트마다 “나가리”가 나고 있다.

태어나서 한번도 소위 ‘multiple offer’라는 걸 받아서 offer negotiation이라는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고,
여태껏 늘 직장 내에서 ‘아, 저거 내가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다른 포지션들이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가 당장 보기에 좋아보였던 것이 정말 내게 좋은 것이었느냐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
대학때 원하는 전공을 했더라면,
석사과정때 원하는 실험실에 갔더라면,
박사과정때 잘 풀려서 그때 hot 하다고 생각하던 분야에서 후다닥 박사를 잘 했더라면,
보스턴에서 job을 찾았더라면,
첫번째 직장에서 더 잘 되어서 그 직장에 남았더라면,
두번째 직장에서 사람들 잘 만나서 그 직장에 더 있었더라면,
세번째 직장에서 짤리지 않았더라면…
솔직히 말해서 그게 더 좋았을 것 같지 않다.

그때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그렇다.

내 ‘욕심’이나 ‘두려움’이라는 것을 조금 걷어내고 나 자신과 상황을 보는게 참 중요하다. 그러나 힘들었던 그 당시에는 그걸 거두고 보는게 쉽지 않는데, 시간이 지나니 객관화해서 보는게 훨씬 더 쉽다.

내가 정말 잘 할것 같고, 재미있어 하는 것이 나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회사 일은 늘 내가 잘 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을 하도록 연결되어지지 않고 있다.
아니 세상에… 내가 ‘로보트’ 만드는 일을 하게될줄 누가 알았겠나…

8월 초에는 유럽에 또 출장을 가야할듯 하다.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이다.
잘 안풀리는 것 같은걸 좀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머물러 보려고 한다.

최근 회사 상황 (4)

지금은 복잡한 상황들이 거의 정리가 되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우리 회사 내에서 수술용 로보트를 만드는 쪽에 사람이 desperate하게 필요하다고 해서, 그쪽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전의 일이 다 끝난게 아니어서,
사실 상당히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이번주에는 그나마 좀 나은데,
지난주에는 하루에 5시간씩 밖에 못자면서 보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예전에 내가 하던 프로젝트의 일은 주로 아시아쪽 회사들과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후 5시 이후에 바쁘고,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의 일은 주로 유럽쪽 회사들과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전 9시 이전이 바쁘다.

지난주에는 매일 아침 7시 conference call이 있었다. -.-;
여전히 한주에 한두번은 아시아쪽 conference call이 저녁이 있으니,
나는 계속 하루가 길~다.

한참 마음이 복잡하고 어려울때 나는 KOSTA를 참석할까 말까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었고,
그게 다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KOSTA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KOSTA 다녀온 이후에는 완전 개처럼 일하고 있어서 이런 최근의 회사 상황에 대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지… 하고 상황을 정리해서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었다.

최근 회사 상황 (3)

이런 상황을 만난 내 두번째 감정은 ‘분노’였다.
적어도 내가 판단하기엔, 기술적으로 꽤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냥 cool한 technology를 개발한 것 뿐 아니라, 실제로 이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technology를 개발했다.
쉽게 대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process가 개발되었고, 가격도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것에 비해 거의 1/4 가격으로 만들 수 있도록 setup을 해 놓았다. 아무도 그런거 생각 못할때, 내가 완전 혼자서 여기 저기 비행기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 설득해서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하여간… 그 technology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게 ‘나라리’가 났다. -.-;
(아주 엄밀하게 말하면 이게 완전히 꽝난건 아니다. 그 자세한 내용은 회사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쓰기 어렵긴 하지만)

나는,
그 ‘무식한’ 그 사람들에게 화가 엄청 났다.
아니, 조금만 전략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그렇게 꽝나게 하는게 얼마나 닭짓인지 아니??? 어휴….

이렇게 많이 화가났었는데,
그걸 가라앉히고 해결하는데는 몇주가 걸렸다.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은, frustration이긴 하지만 anger(분노)는 아닌 정도로 정리가 되긴 했다.

최근 회사 상황 (2)

우선 이 상황이 내겐 두려웠다.
여기서 혹시 layoff를 당하거나 하면 어쩌지?
내게 맞는 job을 찾지 못하면 어쩌지?
지금은 돈 들어갈데가 많은데…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job을 찾아야한적도 있었고,
회사에서 layoff를 당한 적도 있었으므로…
이런 것은 그래도 어느정도 잘 handle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럴 가능성을 생각해보니 많이 두려웠다.
이런 쫄보.

패닉을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평정심을 잘 유지하면서 지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정심을 어느정도 잃은 것이야 그럴 수 있는데,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 ‘믿음’을 가지고 좀 잘 지내면 좋으련만.

그러고보니, 나는 하나님께서 정말 내게 선하시다는 믿음이 지난 몇년간 많이 사라진것 같았다.
그건 내게 일어난 일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그랬다.
주변의 어떤 사람들은, 정말 하나님께서 좀 지켜주셔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고, 그렇게 무관심한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면 내가 정말 그분을 신뢰할 수 있는건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거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내가 흔들릴 수 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