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직장을 옮길까 (3)

신명기 6:10-25 QT 나눔
(우리 교회사람들과 나눈 것입니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모세는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거기에는 당신들이 세우지 않은 크고 아름다운 성읍들이 있고, 당신들이 채우지 않았지만 온갖 좋은 것으로 가득 찬 집이 있고, 당신들이 파지 않았지만 이미 파놓은 우물이 있고, 당신들이 심지 않았지만 이미 가꾸어 놓은 포도원과 올리브 밭이 있으니

가끔은 지금 내가 이곳에서 이렇게 공부하고 이렇게 직장 잡고 이렇게 돈 벌고 있는 것이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sense of entitlement가 나를 지배합니다.
내가 그래도 이정도는 벌어야지. 내가 그래도 이정도 집에는 살아야지. 그래도 이정도 휴가는 보낼 수 있어…

그런데 생각해보면,
공부할 수 있는 재능,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배경, 어쩌다 한국이라는 ‘선진국’에 태어난 것…
이런 것들 모두가 제가 노력해서 얻은게 아닙니다.

물론 열심히 공부도 했고, 일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것들은 제가 노력해서 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나는 어느 학교 졸업했고, 이만큼 커리어 쌓았으니 이정도는 받아야지… 이정도 차는 타야지… 식의 생각이 사로잡습니다.

내가 파지 않은 우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들은, 당신들 가까이에 있는 백성이 섬기는 신들 가운데에, 그 어떤 신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당신들 가운데 계시는 주 당신들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니,…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을 따라가지 말라는 겁니다.
약속의 땅이 주는 안정감과 풍요, 그에 따른 sense of entitlement, 그리고 그에 뒤따르는 탐욕이나 야망까지도…
그런 거짓 신들을 섬기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라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하나님께서 ‘질투하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독점적인 관계를 맺기 원하시는데… 나는 자꾸만 하나님 말고 다른 무엇을 더 추구하곤 합니다.

약속의 땅이 주는 security는 거짓 신인데요…

최근에 예전에 함께 일했던 직장상사가 근처의 다른 회사로 옮겨서 저보고 자기 팀에 join하지 않겠느냐고 물어오고 있습니다.
과연 거기 가는게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 가면 돈은 더 받을까. 등등을 막 생각하다가…
가나안의 언어로만 제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습니다.
질투하시는 하나님께서 ‘오승아, 날좀 봐라. 나와 exclusive한 관계를 맺고 살자’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파지 않은 우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하나님과의 독점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제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의 만족을 가져다주는데요…

얼마나 제가 미련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