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높아져서…

가끔 여러 경로를 통해서,
다른 회사 사람들이 접촉해오는 경우가 있다.

물론, 우리가 하고 있는 project 관련한 일들은 아주 많지만,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접촉은, 그것이 아니라…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접근을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리크루팅이다. ^^)

어떤 사람들은, 접촉을 하면서 내 CV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짜고짜 밥을 한번 먹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한국의 회사에서 접촉하는 분들은,
나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내가 어느 학교 나왔고, 어디에서 일했고 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무슨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이나…
아무개 아무개와 동기라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내가 무슨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나… 다른 setting에서 강의한 자료등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지도교수가 누구고, 어느 직장에서 상사는 누구였고… 등등.

그런 연락을 받고나면,
뭐 그리 기분이 나쁜것은 아니다. ^^
어쨌든 내가 쓸만하다는 뜻일 테니까…

그런데,
그렇게 우쭐한 기분이랄까… 그런 것을 내가 스스로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하는 것은,
내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meeting이나 전화 대화를 끝내고 나면…
내가 한편 우쭐하면서도 한편 그 우쭐함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중적인 내 모습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논리로 나를 추켜세우거나,
내가 딱 끌리지 않는 것으로 나를 motivate 하려고 하는 대화를 나누고 나면,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그 사람들을 진실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도 늘 마음에 많이 남고…
(결국은 돈, 출세, 더 좋은 기회 등으로 나를 lure 하는 것인데, 나는 어떤 의미에서 그것들 보다는 ‘가치’에 훨씬 끌리는데 말이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지금 한참 여러가지로 인기있는 분야를 하고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반짝 나를 더 원하는 것일수도 있고… 
지금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위치가 뒤바뀔수도 있는데…

진실성이나 헌신할 만한 가치 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을 따라 움직이도록 요구받는 것에 쉽게 스스로 높아져 버리는 내 모습을 보며…
아직 내가 갈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사자 곁에 있는 고양이

어쩌다가,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사자와 친구가 되었다.

사자의 용맹스러운 모습에 고양이는 매료되었고, 금새 그 사자와 같이 되고 싶어했다.
사자는 친절하게 그 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었다.

사자와 함께 하면서 고양이는, 늘 사자가 사냥해오는 짐승의 고기 살점을 조금씩 뜯어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양이는 자신이 사자가 아닌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되었다.
사자가 물어온 짐승의 고기를, 잔뜩 폼을 잡고 물어 뜯으며 마치 자신이 그 사냥을 한 것같이 행동했다.

사자가 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마치 그렇게 사냥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사자에게, 자주.. 함께 힘을 합쳐 사냥 계획을 짜자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러나 사냥에 관한한, 고양이는 그저 고양이었다. 겨우 다람쥐 정도를 잡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사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고양이는 자신이 사자인양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다.

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자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사자는 일찍, 고양이에게… “너는 사자가 아니야”라고 일러주었어야 했다.

리더쉽은 때로,
자신을 따르는 사람에게, 자신과 같이 되지 말도록 권유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배경보다 큰 사람

자신의 학벌, 집안 등 배경을 자랑 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 배경보다 작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 배경을 통해서 자신을 실제보다 더 훌륭하게 보이게 하고 싶은 것이다.

반면,
큰 사람은, 자신이 배경을 더 훌륭하게 만든다.

세상의 성공의 기준은, 자신보다 큰 배경을 취득하는 것이지만…
건강한 성공의 기준은, 자신이 배경보다 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