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 하기

facebook에서,
K 목사님이 나꼼수를 깐 것과 관련해서 upset한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나는, K 목사님의 견해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
나꼼수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고, 정봉주를 구속시킨 것은…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민주적 의식이 없는 정권인지 하는 것을 들어내는 한가지 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꼼수를 꽤 열심히 듣는 애청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K 목사님이 그렇게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바’하면서 upset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꼼수를 비판하는 것은 안되는 것인가? 나꼼수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기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꼴통’으로 규정지을만한 일인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K 목사님이 견해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 upset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많은 경우, ‘오바’해서 미성숙을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사실은 여기서 또 다른 측면에서의 ‘오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K 목사님 자신이다.

내가 보기에, 
K 목사님은 자신이 믿는 바에 충실한, 그리고 자신이 믿는 그것을 대중에게 아주 탁월하게 전달하는… 
뛰어난 대중 선동가이자 대중 연설가이다.
카리스마틱한 리더쉽을 가지고 어떤 그룹이나 운동을 이끌기에 참 적합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분은, 이론가는 아니시다.
이분의 주장은 대부분 논리적이기 보다는 직관적이고…
그래서 그 논거에 헛점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고지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성실하고 신실하면서 카리스마가 있는 현장형 리더는,
건강한 이론가들에 귀를 기울이며 그 이론을 공급받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이론가들을 참모로 두는 것이 참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많은 경우 K 목사님은,  이론과 논리에 있어서도 스스로 pioneer가 되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
(참 좋은 이론가형 참모가 될 수 있는 Y 형제님과도 결별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안타까웠다.)

그런의미에서,
감히 나는 K 목사님이 ‘오바’를 하신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K 목사님께서 facebook에 쓰시는 글들을 보면서,
내 그런 생각을 자꾸 더 강화하게 된다.

K 목사님께서 쓰신 글에 대해 upset하는 사람들중 일부는,
K 목사님께서 그렇게 ‘오바’하시는 모습에 agitate 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전에,
김정일과 같은 모습으로 한국교회 목사들이 되어가고 있다고 자아비판형 포스팅을 하나 올리셨었는데…
그 옆에서 이런 것을 좀 직언해드리는 누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 역시, 블로깅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서,
K 목사님의 모습 속에서 나를 많이 발견한다. 

치우친 인간관계?

인간관계 중에서는,
어머니와 어린 자식이라던가, 선생님과 제자와 같은, 매우 그 관계가 분명하게 이미 설정되어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는 달리 관계 설정 자체가 분명히 규정되어있지 않아서, 함께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관계 라던가, 부부관계도 이런 성격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와 어린 자식의 관계는,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그 자녀를 품고 키우는 관계이다.
자녀는 대부분 어머니의 그 일방적인 사랑 안에서 그 일방적인 사랑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안에서 안주할 뿐이다.

그렇지만, 친구 사이에서는,
어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호혜를 베푸는 식으로 관계 설정이 쉽게 되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복합적인 dynamics 속에서, 때로 오랜 세월을 걸치면서 관계가 설정되게 된다.
함께 음식점을 갈때는, 누가 주도를 한다거나, 누가 누구에게 좀 더 격려를 많이 해 준다던가 하는 것과 같은.
그렇지만 이런 설정이 반드시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관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관계설정을 하려 한다면…
혹은 같은 방식으로 관계설정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 건강한 것일까?

가령,
누구를 만나든지 그 사람을 돌보아주게 되는 관계로 설정이 되어서,
그 사람 주변에는 그 사람이 돌보아주어야 하는 사람만 수십명이 있게 된다면?

나는,
내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우 천편일률적이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내가 도움을 받는 쪽이기 보다는 주는 쪽인 경향이 있고,
조언을 받기 보다는 조언을 주는 경향,
lead를 받기 보다는 lead 하는 경향
등등이 드러난다.

그런데,
때로는 이게 좀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우리 회사에서…
내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대부분 (심지어는 직장 상사를 포함해서) 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의 관계설정을 하고 있는 나를 관찰하게 되었다.
(이것은 내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다…)

어제,
지쳐있는 우리 lab director를 한참 격려해주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과연, 내가 건강한 인간관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문득 몰려오는 것을 경험했다.

정답과 리더십

미숙한 리더가, 
‘정답’과 관련해서 범하는 몇가지 실수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1. 미숙한 자신의 결론이 정답이라고 우기는 것
2. 자신과 다른 의견은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3. 자신의 사고체계, 생각의 방식으로만 정답이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4. 의사결정을 할때, 정답이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