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기

1.
예를 들어서,
내가 사랑하는 내 아이에 대해서는, 늘 더 많이 염려하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용기가 없어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위험감수는 함께 하기 어렵다.

2.
그러나…
사랑은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내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나는 내가 평소에 하지 않던 용기를 내게 된다.
낮선이에게 말걸기를 힘들어하는 숫기 없는 아빠라 하더라도, 아픈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고함을 쳐가며 택시를 부르는 용기는 순식간에 나온다.

사랑하는 대상과 그 대상을 위한 위험감수는 함께 하게 된다.

3.
화이팅! 힘내라! 세상을 힘차게 살아라! 도전해라!
그런데 문제는 그럴 용기가 없다.
그 용기는 그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자기애(self-love)? 자기를 사랑한다면, 스스로 어떤 위험에 호기롭게 대할 수 없다.

그럼 그럴 용기는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그 용기의 근원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기독교인들이 이야기하는대로, 사명에 따라 더 용기를 내어 살아라 라는 구호는 일부 더 용기가 많은 사람들에게만 공명을 줄 뿐, 용기 없는 대부분의 보통사람에게는 그냥 좌절만을 가져다준다.

정말 힘 없는 약자, 더 용기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
그리고 그 하나님이 사랑하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여 살도록 격려해주어야 한다.

더 쎈 믿음으로 더 헌신하라는 식의 동원은…
주눅들어있고 힘들어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패배감만을 키워줄 뿐이다.

4.
그런 의미에서 나는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믿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랑과 관계를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만 하는 사람인지, 정말 그런 경험이 있는 것인지…

이런 저런 회사에서 일을 해보면서 한가지 배우게 된 것은,
어떤 사람과 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잠깐이라도 함께 일을 해보면…
그 사람이 정말 경험과 insight를 가지고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그냥 뱉어내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차리는 기술이다.

사실 정말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고,
경험이 없으면서도 다 경험한 듯 이야기하고,
제한된 지식으로 자기 영역 밖의 내용들을 재단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직장동료로 만나면 참 어렵다. -.-;

그나마 그래도 직장은, 그 직장이 제대로된 직장이라면, 그렇게 말만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태되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다 알게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기독교 써클에서는 그런 일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조금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경험도, 지식도, insight도 없는데…
그냥 내가 읽은 책과 비슷한 부류의 책 몇권을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확~ 높게 평가해버리는 일들이 참 흔하게 나타난다.
참 두려운 것은, 기독교 써클에서는 이런 가짜들이 쉽게 도태되지를 않는다.
자정능력이 없는 것이라고나 할까.

세상이 교회보다 훨씬 더 낫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가운데 한가지 예.

불사이자사(不思以自思)

不思以自思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스스로 생각이 난다.
김교신 선생이,
예수님을 마음에 품고 살고자 했으나, 무의식 중에서도 끊임없이 그분을 묵상하는 것이 되지 않음을 한탄하던 중,

어느날, 자신도 모르게 꿈에서 예수님을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그날의 일기에, 기쁨이 넘쳐서
不思以自思 라 쓰고 그 기쁨을 마음에 새겼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예수님을 생각하게 되는 것…

꿈 속에라도 예수님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잠들고,
아침에 깨서 첫 생각이 예수님이기를 바라며…

원만하면 이런거 잘 안올리는데…

Facebook 같은데 보면 뭐 먹었다는거 자랑하면서 올리는거 완전 없어 보여서…
이런거 잘 안올리는데…
한국 음식이 정말 많이 popular 해지긴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이렇게 한국음식이 종종 나온다.
우리 회사에는 한국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한국말을 쓰는 한국사람이 나 말고 두 사람 더 있는 수준이다…)

여기 육개장은 실제로 상당히 먹을만 했다. ^^

한 시대에 여러 시대를 접하기

10여년전, KOSTA를 섬기던 한 선배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꼭 대화가 “이원론과 세속화 중에서 무엇이 더 문제인가”로 계속 귀결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과거에는 이원론이 더 문제였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세속화가 더 문제라고 주장을 했고,
그 선배님은 여전히 이원론이 더 문제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80년대의 한국에서는 확실히 이원론이 더 문제였다.
그리고 2010년대의 실리콘 밸리에서는 세속화가 더 문제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를 살고 있었던 그 당시에는 무엇이 더 문제였을까?
그리고 어쩌면 그 중간의 어디를 살고 있을 사람들이 맞닥드리는 더 큰 문제는 무엇일까?

나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정말 KOSTA가 섬기는 대상의 대부분에게 있어 이원론보다는 세속화가 더 문제인 시대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원론도 다루어야 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사실 이원론과 세속화의 문제는 때로 강조점이 서로 부딛힌다.
이원론의 문제를 다루다보면 세속화의 함정에 빠지기 쉽고,
세속화의 문제를 다루다보면 이원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 이와 같이 이원론과 세속화를 모두 다 다루어야하는 이유는…
우리가 사는 이 시간대에 여러 시대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확실히 포스트모던 시대에 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확실히 모더니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후기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아직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조차도 이해하거나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머리로 많은 생각을 해서 앞서나가면 자칫, 이 시간에 여러 시대가 공존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시대의 문제를 단순화 시키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내세에 대한 소망과 현세에 대한 긍정

두주전에 교회 소그룹에서 어떤 형제가
결국 우리가 믿는 것은 내세의 구원을 위한 것이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생각같아서는 정말 당장, ‘그거 아니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그 소그룹 모임이 끝났다.

정말 아니다.
내세에 대한 소망이 분명이 있다. 나도 그 소망이 참 크다.
그렇지만, 현세에서도 복음을 믿고 살아야 잘 살게 되는 거다.

그런의미에서 죽기전에 회심을 하는 사람은 ‘lucky’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평생을 복음을 가지고 사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채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기독교는 내세의 소망을 이야기하지만, 현세에 대한 큰 긍정을 하는 종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기독교가 때로 많이 답답하다.

복음은 약이 아니라 밥이다

밥은 하루세끼 꾸준히 제때 잘 먹어야 사람이 산다.
밥을 안먹으면 몸에 문제가 생긴다.
밥을 계속 안먹으면 결국 죽는다.

약은 늘 먹지 않는다.
약은 아플때만 먹는 거다.
그렇지만 멀쩡할때는 약의 존재는 잊고 산다.

복음은 우리가 살아가도록 해준다.
복음은 우리가 살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복음이 없으면 우리는 죽는다.
그리고 그 복음은 꾸준히 그렇게 계속 섭취해야 한다.
복음을 가지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복음은 우리에게 문제가 생겼을때만 찾는게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때 기도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을 때에도 복음은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복음을 약으로 생각한다.
문제가 있을때만 그 복음을 찾는다.

그러나,
복음은 약이 아니라 밥이다.

공지 + 의견을 구합니다

‘공개일기’의 방식으로 블로그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거의 평일에는 거의 매일 글을 하나씩 써 왔는데, 뭔가 좀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1. 이렇게 매일 짧은 글을 쓰는 방식으로는 뭔가 의미있는 내용을 남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하루에 10여분 정도 투자해서 글을 쓰는 방식으로는 제 생각의 깊이를 잘 다듬어 풀어내기가 어렵기도 하고, 논리의 치밀함을 추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저 짧게 읽을 만한 글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로 조금 더 깊은 생각을 추구하려고 한다면 이런 방식의 글쓰기가 꼭 능사는 아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2. 블로그라는 글쓰기 방식이 여전히 유효한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하루에 제 블로그에 들어오는 unique visitor의 수가 대략 20~30명 수준입니다.
한동안은 블로그의 독자들과 여러가지 방법으로 만나서 그분들과 생각을 더 깊이 나누는 일들도 있었는데, 그나마 지난 1년정도는 그런 일들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facebook에 자신의 생각을 길게 쓰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한데, facebook에 글쓰기를 하려면 뭔가 ‘키보드 워리어’가 될 각오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더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토론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동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무대뽀 비난의 양극단만이 존재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3. 블로그의 글쓰기 이외에 다른 필요들이 눈에 뜨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
글쓰기가 제 생계의 수단이 되거나 그것이 제 직업의 일부인 사람도 아닙니다. 직장에서 ‘글쓰기’라는 것을 아예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영어로 쓰는 기술적인 보고서들입니다. ^^
그런데 그런 제게 다른 필요들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블로그라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예전에 이 블로그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개인 podcast’ 입니다.

그런데 그걸 위해서는 좀 다른 준비들을 해야할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contents 기획을 잘 해야하고, 그것을 podcast라는 format으로 만들어내고, 그 후에 편집하는 일까지…
그 많은 일은 과연 제가 지금 이 바쁜 직장을 다니면서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긴 합니다. ^^

4. 지금으로서는,
– 블로그에는 띄엄띄엄 다소 긴 호흡의 글들을 더 잘 준비해서 쓰고,
– 역시 조금 시간을 따로 내어서 개인 podcast를 준비해보려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과연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하고, 그게 과연 더 좋은 선택일까 하는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5. 일단 지금 생각으로는…
이렇게 매일 글쓰는 방식의 블로그는 금년 12월까지 마무리 하고, 그 이후에 위에서 언급한 contents들을 해볼까 합니다.

그렇지만, 혹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제 블로그의 몇 안되는 독자들의 의견도 구합니다. ^^
여기 써주셔도 좋고, 이메일로 주셔도 좋습니다. woodykos @ 쥐메일

출장 전문가? (10)

이번엔 출장을 가면서 사진을 좀 많이 찍어야겠다고 작정을 했었다.
한국이야 뭐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일본에 간게 벌써 스무번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도 뭔가 흔적을 좀 남겨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에는 그래서 맘잡고 전화로 사진을 다니면서 좀 찍어 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일본에서 찍은 사진 몇개도 함께 더 투척)

내가 일본에서 묵었던 호텔은 롯본기라고 부르는 곳이었다.
여기는 굳이 따지자면 서울의 이태원과 강남이 혼합된 곳 정도가 된다고 할까.

도착해서는 호텔 가까운데이 있는 이찌란 라멘에 가서 저녁을 사먹었다. 일본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유있게 저녁을 먹은 날이었다. ^^
이찌란 라멘은 마치 개인 독서실 같은 분위에서, 옆에 칸막이 쳐 있는 세팅에서 혼밥을 하도록 되어 있다.
맛있었다!

다니다보니 시바이누 카페가 있었다. 민우랑 함께 왔더라면 민우가 정말 많이 좋아했을 텐데…
일본엔 이런게 참 많다. 고양이 카페, 강아지 카페, 부엉이 카페….

메이지 신사 앞도 걸어서 지났다. 속으로 조용히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ㅋㅋ

둘째 날이었던가, 오전 미팅을 마치고 지하철역을 가던 중에 규카츠 (소고기카츠) 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꽤 유명한 집이었다.)

지하에 음식점이 있었는데, 입구에서 보니 이렇게 생겨서 음식점 안하는줄 알았다.

다 해서 10명남짓 앉을만한 아주 작은 사이즈였다.

혼자 먹다가 아차, 사진 찍어야지 하고 한번 찍었다.

고기를 이렇게 혼자서 더 익혀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일본 대도시 주택가를 가보면 이런 집들이 정말 많다. 아주 작은 집.

이건 예전 출장때 한번 찍었던 건데… 야.. 참… 아담한 차고에, 아담한 차에… 주차기술이 예술이다.

롯본기힐즈의 모리타워. 여기에 Google Tokyo office가 있다. 내가 묵었던 호텔은 모리타워와 바로 연결되어 있었다.
저녁시간까지 미팅을 하고, 혼자 저녁을 먹고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찍었다.

이번에는 이푸도 라멘집에서도 라면을 한번 먹을 수 있었다. 이푸도와 이치란 라멘은 둘다 좀 유명한 체인점들이다.

라멘집 안쪽은 이렇게 생겼다.

호텔쪽에서 본 토쿄타워. 말하자면 에펠탑 짝퉁인데, 토쿄 사람들은 이걸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토쿄 역. 옛날 서울역하고 분위기가 정말 비슷하다. 물론 옛날 서울역에 비하면 훠얼씬 더 크다.

출장 전문가? (9)

비행기표를 구하다보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나올때가 있다.
가령 지난번에 나는 일본에 갈때, 샌프란시스코-몬트리올-나리타 이렇게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이게 제일 쌌다!
이렇게 뺑뺑 도는게 어떻게 더 싸다는 걸까.

그리고 지난번에는 인천공항에서 산호세로 오는 비행기표를 끊었더니만,
인천-샌프란시스코-덴버-산호세 이렇게 itinerary가 나오는거다! 허걱.
그리고 이게 그냥 인천-샌프란시스코 보다 더 싸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나는 회사에서 출장을 갈때는 대개 회사에서 이용하는 비행사를 이용해서 예약을 할때가 많다.
그런데 어떤땐 내가 따로 뒤져서 하는게 더 싸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 제일 자주 사용하는 website는 Google flight 이다. (link)
최근 한 1년정도는 이곳에서 아주 신박하게 싼 비행기표를 구했던 적이 몇번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는 어떤 특정 루트의 비행기표 가격을 며칠 추적해가면서 지켜보다가 살수도 있다.

물론 가끔은 kayak.com을 이용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소위 hacker fare라고 해서…
round trip을 한번에 끊지 않고 one way를 양방향으로 끊었을때 싸게나오는 option을 찾아준다.

또,
일단 비행기표를 사고 나면 자리를 잘 잡는게 아주 중요하다. ^^
특히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이라면 좀 더 좋을 자리에 앉아야 조금 더 쉴수도 있고, 일하기도 좋다.
이것을 위해서는 단연 seatguru.com이 최고다!

Seatguru에서는 어느 자리에 noise가 심한지, 혹시 더 추운 자리가 있다면 그런 것도 알려주고, 혹시 여러가지 이유로 불편한 자리가 있다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