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평화를 축하하는 일

신약성경에 나타나있는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읽으면 읽을수록 황당하다.
말하자면 이런거다.

사업에 망해서 파산을 하고, 가족들은 쫄쫄 굶고 있고, 자녀는 가출을 한 가족이 있다고 하자.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고, 당장 내일 먹을 것이 막막하다.
그런 사람에게 와서, 내가 너를 위해서 새로운 일을 행하겠다. 네게 평화를 가져다 준다.
이렇게 천사가 나타나서 이야기한거다.
그런데 그 평화라는게… 현실을 하나도 해결이 안되고 힘 없는 아이 하나 태어난거다.
그리고 결국 30년쯤 후에 그 아이는 십자가에 정치범으로 처형당하게 된다.

무슨 이따위 평화가 있어.
무슨 이따위 위로가 있어.
무슨 이따위 약속이 있어.

그 속에서 아름다운 장래를 꿈꾸던 10대의 여자아이는 남편과의 관계를 맺지 않은채 혼전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 아이는 평생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자란다.)
그 아이를 잡으려는 독자자에 의해 한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학살을 당한다.

아니, 무슨 이따위 평화가 있어.

그런데,
그래도 성경은 고집스럽게 그걸 평화라고 주장한다.
깨어진 세상 속에 찾아오는 평화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정말 눈이 열리면,
그게 평화라는걸 보게 된다.

첫번째 성탄은 아직 오지 않은 평화인데, 그걸 찌질하게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오늘날의 성탄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평화를 믿음으로 축하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가지 깨어짐과 불안과 어둠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무슨 이따위 평화가 평화야! 라고 이야기할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도,
그래도 이게 평화라고 이야기해주며 손을 뻗는 성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성탄은, 아직 오지 않은 평화를 축하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