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주

나는 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음악을 꽤 좋아하기는 한다.

최근에는 여러가지 classical 음악의 다양한 형태의 연주들을 일하면서 많이 듣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할때 내가 잘 듣는건 우리 DK의 New York Classical Players들의 youtube channel이다. ^^

여러가지 악기가 어우러져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참 멋지고 신기하다.
때로는 별로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악기의 연주를 유난히 귀기울여 들어보기도 하고,
언제 어떤 악기가 새로 들어오는지, 빠지는지 들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나 같은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그런 음악을 지휘하거나, 연주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그런 음악을 작곡한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상상하기 어렵다.
그냥… 참 멋지다.

지난 여름에 DK가 우리 동네에 왔을때, 자기가 지휘할때 쓰는 악보를 내게 보여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냥 입이 떡 벌어지는 악보였다.
온갖 악기의 모든 음이 다 들어있고, 지휘자는 그걸 다 머리에 담아 어느 악기가 언제 어떻게 들어오는지를 지휘를 해내는 것이다.

연주를 하면서 맞닥드리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DK로부터 들으면서,
야… 정말 여러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연주를 만들어 내는 일은, 그냥 그것을 해 내는 것 자체가 예술인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이 세상은,
심하게 망가져 있는 교향악단 같다.
줄이 끊어진 바이올린, 목이 부러진 첼로, 조율이 되지 않은 피아노, 리드가 갈라진 플룻… 이런 것들이 모여서 그것도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서 음악을 내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언젠가… 이 세상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그 날이 온다는 희망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냥 그게 손에 만져지지 않으니…

여러 악기가, 그리고 그 악기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지휘자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은 그래서…
어떤 의미로 그 좋은 멜로디와 화음을 만들어내게될 그날에 대한 목마름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된다.

어쩌다 만나면 서로 구박만하고 농담만 하지만,
DK같은 사람이 나 같은 사람이랑 아는척 해주는게 참 고마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