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을 어떻게 정리해볼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을 ‘자기 희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게, 내 가족, 사람들과의 관계, 가치 등등을 생각할때,
사랑 = 자기희생 으로 거의 등식화 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한편 꽤 잘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

그렇지만, 사랑을 자기 희생이라고만 생각할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요구하시는 사랑은 설명이 잘 되지 않는 것을 발견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사람을 깊이 사랑하면,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희생해서 많은 것을 해주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이 그 사랑의 본질 안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대상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그래서 버려야하는 욕심이라고만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을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 역시,
그분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내 모든 것을 던지는 것 (헌신) 이외에도,
그분을 원하고, 그분을 기뻐하고, 그분과 대화하고 싶어하고, 그분을 만나고 싶어하는… 그야말로 하나님에게 나와 함께 있어달라고 매달리는 그런 것이 내게 정말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단지 하나님과의 관계 뿐 아니라,
내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민우와의 관계에서도,
부모님, 동생, 가족, 친구,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이들, 내가 사랑하는 가치, 내가 사랑하는 모임 등등에서 모두.

지금 이 나이 정도면,
인생의 절반은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
나는 아직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살고 있는 듯 하다.
 

사랑은….

Love Makes You Vulnerable.
사랑은 당신을 다치기 쉬운 사람으로 만든다.

사랑을 하면, 그 사랑하는 대상에게 나를 내어주기 때문에,
vulnerable 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강해지려는 자세는,
그렇기 때문에 매우 이율배반적인 것.

그리고 또 한편,
어떤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느냐 하는 척도는,
그 사람 앞에서 내가 얼마나 vulnerable 해지느냐 하는 것이 될수도 있다.

그 사랑의 궁극적 모습은…
다른 무엇 보다도 역시,
십.자.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처절하게 vulnerable 해지셔서,
그저 아무 저항도 없이 처형을 당하는 어린양의 모습으로 계신 하나님의 아들.

나는,
내가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vulnerable 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그 vulnerable 한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내가 vulnerable 하다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고 개선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랑할 여유만큼은 늘 남기고 살아야…

일상 속에서,
여러가지 바쁜 일을 manage 하면서 살아갈때,
늘 어느정도의 extra energy 여유분은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여러가지 to-do-list의 item들을 manage 하가면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것들을 해내는데 내 100%를 consume 해버리고 살면,
내 주변의 사람들의 필요를 보게되는 시각이 닫혀버리게 될 뿐 아니라,
그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할때 그 사람을 사랑할 여유가 없어진다.

늘 체력의 일정 부분, 정서적 여유의 일정 부분, 시간의 일정부분, 생각의 일정부분은,
사랑을 하도록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능력과 talent를 optimize해서 혹은 maximize 해서 살도록  부름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고,
그 부르심의 중요한 부분은, 내게 맡겨진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그런 삶을 사는데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한 것 같다. ^^
뭐 사실 늘 이런 면에서 성공적으로 살지 못했긴 하지만서도…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

인정, 함께함, 선물, 봉사, 육체적 접촉

내게 있어 순서는..

봉사 >> 인정 >> 육체적 접촉 > 함께함 >> 선물

이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이렇게 사랑의 언어를 이해하고 행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랑의 척도도 이것으로 재단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

언제쯤 되면,
‘자아 중심성’이라는 유치함에서 좀 더 자유로와질 수 있을지…

주변 사람들을 숨막히게 하는 신념

어떤 사람과 이야기하다보면,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 딱 잘못된 것은 없는데,
그 사람의 강한 신념이 듣는 내게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의 신념의 어떤 부분이,
주위 사람들을 숨막히게 하는 것일까.

다원주의자들은, 그 사람에게 부족한 것이 포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계몽주의자들은, 그 사람에게 부족한 것이 교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그 사람에게 부족한 것은 겸손이 아닐까.

내 가족을 포함하여,
내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 신념에 의해 숨막혀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

유난을 떠는 부모

내 아내는, 내게 ‘유난을 떠는 아빠’라고 늘 놀린다.
딸아이라면 정신을 못차린다고 한다.

정말 내가 유난을 떠는 아빠일까.

내가 꽤 나이가 들어서 였는데,
내가 나의 부모님이 아닌 다른 부모님을 보면서 거의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것은,
함께 식사를 하다가 어머니가 자기 딸이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을 맛을 보자며 가져가서 먹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뭐 그게 그리 별일이냐 싶겠지만,
내게 그것은 대단한 것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나의 부모님이 내가 먹는 음식을 ‘맛있어 보인다 조금 먹어보자’며 드신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유난을 떠는 부모’에게서 ‘유난을 떠난 아들’이 나온 것이다.

지나치게 자녀를 과보호하는 것은 물론 좋지 않겠으나,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은…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내 아이에게 그런 사랑을 보여줄 차례인데…

삶의 목표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있지 않다.

Life is not about maximum utilization of one’s talent,
Life is about loving God, loving people.

최근,
함께한 어느 성경공부 그룹에서, 학생들과 나눈 말이다.

삶의 목표는,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최근 몇년간 참 여러 방법으로 이 말을 곱씹고 있다.

민우의 자는 모습

나는 매일 민우가 자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 아내가 자는 모습 보는것을 좋아한다고 이 블로그에 썼던 것 같기도 한데…

민우가 자는 모습을 5분정도 보면서 민우의 그날 하루의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보고…
그 하루를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그리고 나선…
자는 민우에게 사정없이 뽀뽀를 해댄다! ㅋㅋ

그토록 심하게 뽀뽀를 하면…
깜짝놀라 깰만도 한데…

민우는 지난 11년 간의 삶이… 아빠에게 뽀뽀를 심하게 당하는 것으로 점철되어 왔기 때문에…
그 정도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안을 유지한다. ^^

어제,
그 민우가 overnight camp를 가서 밖에서 잤다.
오늘 밤엔 뽀뽀를 두배로 해야겠다.

사람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을 이루고, 업적을 쌓는 일이 가치 있어 보이지만,
사람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갑자기 뜽금없이 들수도 있으나…

요즘 몇주간 계속 내 마음 속에서… 그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이 새록 새록 다시 remind 되고 있다.

사람은, 그 사람이 아주 형편없어 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수 많은 사랑을 그에게 쏟아부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내게 그것을 가르친다.

2월 16일

2월 16일은 내가 내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한 날이다.
벌써 12년전 일인데…

1997년 2월 15일은 내 아내의 대학원 원서 접수 마감일이었다.
막판까지 부지런히 원서와 각종 서류들을 써서 2월 15일 저녁에 그 대학원 admission office 방 아래 원서를 밀어넣고 나서는…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이미 마음이 통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었다.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리 많았는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아내의 차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밤을 꼴닥 지새웠다.

밤에 이야기하다가…
함께 기도도 좀 했던 것 같고…
그러다 추워지면 차에 시동을 걸어서 다시 좀 따뜻하게 했다가…
그러다 다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 아침 5시가 가까워 지자…
우리는 그냥 좀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기도에 함께 가기로 했었다.
(그 당시 내가 새벽기도 밴 운전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가야만 하는 상항이 되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서야 긴 첫 데이트를 마치고 헤어져
집에 돌아가 눈을 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12년…
우리가 한결같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를 엮어주셨던 하나님은 한결같으셨다.

그 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미고…
그 과정 속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참 blessing 이었다.

발렌타인데이 (2월 14일)에 다들 상업적인 분위기에 들떠 정신 없을때,
우리는 늘 무덤덤하게 그 날을 보내고… (금년엔 특별히 아내가 먹다남은 허쉬 쵸콜렛을 나누어 주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우리는 우리만의 참된 사랑의 기념일을 기억한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건 없다. 겨우 동네 음식점에서 먹고싶었던 음식 한번 사먹는 수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