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4)

지금도 내 차가 기계적으로 꽤 괜찮은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정도 꽤 들었고… 익숙해지기도 하였다.
아침마다 민우를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옆에서 잠깐 잠이든 민우를 바라보던 추억도 많이 깃들어 있고. ^^

그런데 지금 차의 가장 큰 문제는…
내 아내에게 이 차를 운전시키지는 못하겠다는 것이다. ^^
그리고 내 아내가 꽤 많이 우려를 한다는 것이고.

내 아내의 우려야 어떻게든 잘 논리적으로 납득 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내가 가끔 이 차를 운전해야할 상황이 되었을때 두려워하는 것은 내가 어쩔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아주… 조심스럽게…
이 차와 작별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논리적이거나 가치 중심적 결정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관계 중심적 결정이다.

나로선 쉽지 않는…. 그리고 내겐 다소 어울리지 않는…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보는 것도 괜찮을 일일 것 같다.
 

중고차 (3)

Tony Campolo는, 
“20 Hot Potatoes Christians Are Afraid To Touch” 라는 책에서,
BMW를 타는 것을 ‘정죄'(?) 했었다. ^^

나는 고급차를 타는 것을 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좋은 차가 필요할수도 있다고 본다.
(아, 물론 예전에 혈기왕성하던 20대에는, 고급차를 타는 것을 죄악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ㅎㅎ)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별로 고급차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싶은 방식, 내가 섬기고 싶은 사람, 내가 사랑하는 가치 등등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나는 보기에 ‘많이 겸손한’ 차를 타는 것이 내게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 물론 고급차를 살만한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혹시 만나게 될 때,
그런 사람 앞에 너무 좋은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참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 
혹은 같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을 살면서 나보다 훨씬 더 검소하게 사는 사람을 만날때,
내가 누리고 있는 사치가 정말 많이 부끄럽게 느껴질때가 많다.

최근,
그래도 정말 차를 바꾸어야 하나 하는 것을 고민해보면서,
이런 저런 website들을 뒤져보았는데…
원하는 기능, 편리한 기능, cool한 성능 등등을 조금씩 추가하다보면 금방 차 가격이 두배이상 뛰게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아… 진짜 이런차 가지면 참 cool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오는 것을 경험했다.
정말… 혹시 내가 돈이 아주 많아지게 되면 이런차를 사게될까… 뭐 그런 생각.

11살짜리 낡은 내 차는,
그동안 나를 잘 태워다주며 serve 했을 뿐 아니라,
내가 이렇게 쓸데없이 distract 되는 것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고 있었구나.

참 착한놈이다.
이놈하고 작별을 해야하나…
 

중고차 (2)

원래 내 계획은,
차를 아주 낡을때까지 잘 타다가…
차 가격이 1000-1500불 수준이 되면, 팔지말고 donation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 그 가격 수준이 되지 않았는데 팔아야 하나 하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다.

막상 이 차를 파는 것을 생각해보니 마음에 좀 걸리는 것이 있다.

일단, dealer에 차를 팔자니… 너무 돈을 조금 받는다. -.-;
그냥 개인에게 팔때보다 1000-1500불은 덜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걸 개인에게 팔려고 생각해보니…
지금 이 차의 가격이 Kelly Blue Book 가격으로 낮게 잡아도 3-4천불 수준은 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나라면 지금 이 차를 그 가격에 사겠느냐 하는 질문에.. 그건 너무 비싸다… 는 생각이 들었다. -.-;

게다가, 그런 가격에 이 차를 사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일테고, 그런 사람이라면 오히려 내가 차를 더 싸게 팔아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돈을 아껴서 아껴서 겨우 차를 사는 가난한 사람에게,
이 낡은 차를 4천불 이라는 거금을 받고 넘기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가.
글쎄… 좀 마음에 많이 걸렸다.

그리고 지금 15만마일을 앞두고 있는데, 그 전에 팔아서 그 사람이 사자마자 그런 maintenance service를 하도록 부담하는 것은 웬지 마음에 걸리고… 그렇다고 타지도 않을 차 시간과 돈 들여서 15만마일 서비스 받고서 파는 것도 그렇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dealer에 팔아? – 그건 너무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함
개인에게 팔아? – 그건 마음에 걸리는 것이 너무 많음.
그럼 원래 계획대로 donation을 할까?… 음… 그럼… 한푼도 못건지는 건데….

그래서,
내가 혼자 계획을 세운다면,
당연히… 그래, 진짜 아주 많이 더 낡을 때 까지 이 차 더 타자! 가 될텐데…
불꽃과 같은 마누라의 눈이 나를 지켜 보고 있고…

아…. 차를 파는 것 하나도 참 결정이 힘들구나.

중고차 (1)

지금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11년된 Civic 이다. 
현재 150,000 마일에 육박하도록 타고 있다.
7년전 4만마일, 4년된 중고차를 사서 그동안 참 잘 썼다.

차가 좀 낡아서, 소음이 좀 크기도 하고, 가령 햇볕 가리개 (Sun visor) 같은 곳의 천이 삭아서 너덜거리기도 하고… 페인트가 벗겨지는 곳도 좀 있고…
CD player도, cassette player도 다 안나오고…
이제는 정말 오래된 차라는 느낌이 확 나긴 하지만,
그래도 꽤 잘 달린다. ^^ (차 본연의 임무에는 아주 충실한놈이다!)
매일 1시간 20분정도 운전하는데 보내는 나로서는, 참 좋은 벗이 되어주고 있다.

문제는,
이 차를 보는 주변 사람들이 다들 난리라는데 있다. -.-;
우리 가족들이 다들… 이제 그거 그만타라고 난리다.
낡아서 안전이 염려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사실 이 차는 기계적으로는 참 상태가 좋다.
제때 제때 정기 점검도 잘 받고, 나름대로 관리도 잘 한 탓에…
비록 낡은 티가 좀 나긴 하지만 나는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하도 주변에서 성화여서,
정말 이 차를 팔고 다른 차를 사야하나.. 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 이어서 씀)

100,000 마일

내가 운전하는 차가 드디어 100,000 마일을 넘어섰다!
100,000 마일이 되는 순간, 출근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중에 cell phone으로 얼른 한방 찍었다.
(앞으로 딱 100,000 마일만 더 타볼 예정이다.^^)

이차를 처음 샀을때, 4만마일이 조금 넘은 5년된 중고차였고,
차를 살 당시에는 우리의 balance가 마이너스였고…  돈이 없어서 정말 큰 무리를 해서 구입을 한 것이었는데…

그동안 안전하게 운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celebrate and appreciate every little detail in my life… “촉촉한 사람 되기”의 작은 실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