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무엇을 위해서?

어찌된 일인지,
최근들어서 여러가지 speaking engagement가 많았다.
지난 두주동안 총 7차례의 message를 준비해야 했다.
(물론 그중 일부는 내 ‘레파토리’에서 뽑아서 쓰기도 했고, 재탕을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내게 새로운 힘을 얻는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 여러 생각을 가다듬도록 만드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두주 연속 주말에 out of town을 하며 나름대로 힘든 schedule을 소화했어야 했는데…

어제 저녁에는…
정말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물어보는 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내가 강하게 믿고 있는 신념을 여러 사람들에게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게다가 그것에 대하여 사람들이 함께 수긍하면 더욱 그것이 즐겁다.
그것이 내 전문적 분야와 관련된 것이든, 내 신앙에 관련된 것이든 간에 말이다.

이렇게 다른 지역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잔뜩 하고 오면…
대개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는다.
많이 깨달았다, 고맙다, 수고했다, 감동했다, 은혜 받았다 등등.
긴 이메일을 받기도 하고, 와서 손 한번 잡아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그런데,
내가 그저 이런 것들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내가 쓸모있게 드러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유용하게 느끼는 것…

내가 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결국은 그렇게 내가 engage 하는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일텐데…
내 performance로 착각하며 그렇게 행동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 힐끗 보였다.

지난 주말에는…
참 오랜만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안 간사님과, 새로 어려운 일을 떠맡게된 JK 간사님과….
새벽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내게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준…
정말 좋은 대화였다.

안 간사님의 새로운 message,
성령-영성에 관한 강의도 정말 흥미롭게 들었다.
내가 늘 궁금하게 생각하던… 안 간사님에게서 발견하는  다양한 사상/성향/가치 들이 실제로 어떻게 안간사님 내부에 integrate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안 간사님의 사상(?)을 내가 다 이해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우리가 그렇게 새벽에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그 미운 사람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었고,
우리 공동체의 개구장이 HS이는… 그 어린 몸을 괴롭히고 있는 pain과 싸우고 있었다.

새벽 비행기를 타기위해 맞은 아리조나의 새벽공기가
한편 시원하게, 한편 차갑게, 한편 신선하게, 한편 스산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