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y Week – Easter

그 날, 곧 주간의 첫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와서, 그들 가운데로 들어서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말을 하셨다

요한복음 20:19

나는 매우 자주,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나서 몰려오는 공허함에 힘들곤 했다.

40일동안, 그리고 고난주간 7일동안 말씀을 깊게 묵상도 하고,
여러가지 사색과 기도도 하면서 보냈는데…
막상 교회의 예배에서 그 부활의 기쁨과 소망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집에 오게되는 일들이 참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고나면 나 혼자서 한참동안 성경을 더 읽거나,
기도를 하거나,
심지어는 내가 내 스스로에게 하는 설교문을 써보는 일들을 해가면서 어떻게든 그 부활절을 그냥 보내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곤 했다.

예수님께서 부활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Peace be with you”라고 하신 것은 참 아이러니컬하다.
사실 그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 제자들 입장에서,
예수님께서 살아나셨다는 것이 엄청난 충격이고 한편 기쁜 일이긴 하지만…
이들에게 ‘평화’는 온전히 있지 않기 때문.

아니,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는데도 아직 그 평화가 충분하지 않다니…

그래서 이 본문의 바로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예수님의 plan은 그냥 그 제자들에게 이 다음 일들을 일임하시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plan B는 없다.

이 땅에 살면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 나서도 그 부활의 기쁨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할수도있겠다.
아직 그 평화가… 심지어는 교회 안에서 충분하지 않는 것.

그렇지만 할 일은,
그럼에도 몸부림처가며 그 부활을 인지하고, 그 부활을 받아들이고, 평화를 누리며, 그렇게 사는 것.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을 세상으로 보내신다.
부활을 알지 못하는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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