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3 새해 바람 (4)

나와는 좀 신앙의 컬러가 다른, 그렇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P형이 있다.

이 형은, 말하자면….. 좀 퇴마사 같은 스타일이다. ^^

한밤중에 자다 일어나서 악한 영을 대적하는 기도를 하다 자기도 하고….

말을 할때도 논리정연하게 설명을 하기 보다는, 불교의 선문답 비슷한 스타일로 이야기한다.

아이로니칼하게도,

개인적으로 나는, 나와 스타일이 매우 다른 이 형으로부터 참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내 신앙의 컬러가 아직 확실히 확립되지조차 않았던 20대.

P형이 언젠가 내게 와서 뜬금없이, 너는 요한복음 스타일의 신앙을 가지고 있구나.

그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내 신앙을 붙들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둥은,

나는 거대담론, 헌신, 변증, 논리 등등의 딱딱한 개념 보다는,

예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예수님을 보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예수님과의 사랑의 관계 라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 신앙의 컬러가 확립되어 드러나면서 나는 P형의 그 이야기가 참 옳았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위기의 순간에,

복음의 거대담론의 vision이나, 내 헌신의 충성과 같은 것에 의지해서 돌진해 가기 보다는,

주님과 더 가까워지면서 그분의 숨결을 느끼며 그분과 동행하는 것을 통해 힘을 얻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최근 10-15년 동안 대외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이야기했던 것은,

주님에 대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거대담론, 헌신, 변증, 논리 등과 같은 딱딱한 개념이었다.

나 역시 그런 개념들로부터 많은 유익을 얻었지만,

그런 시간을 지내면서 내가 신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 무엇(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을  너무 오래 놓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님을 위해서 살기 보다는, (물론 이것도 계속 포기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주님을 사랑하며 사는 삶을 많이 회복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